내년부터 美그랜드캐니언 외국인 4인 가족 입장료 64만원

현재 5만원… 국립공원도 ‘美우선주의’
옐로스톤 등 11곳 내국인보다 비싸게

지난달 1일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매더 포인트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1일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매더 포인트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부터 미국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을 외국인 4인 가족이 방문하려면 435달러(약 64만 원)를 입장료로 내야 한다. 지금은 내·외국인 상관없이 차 한 대당 35달러(약 5만 원)만 내면 들어갈 수 있다. 외국인에게 할증료가 붙는 셈이다.

미국 내무부는 25일(현지시간) 내년 초부터 자국 국립공원에 ‘미국 우선 입장료 정책’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문객이 가장 많은 11개 국립공원의 경우 연간 이용권이 없는 비거주자는 기본 입장료에 100달러(약 15만 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 현재는 차 한 대를 기준으로 기본 입장료 35달러만 받고 있지만 내년부터 외국인의 경우 예컨대 2인 가족에는 235달러(약 35만 원), 3인 가족엔 335달러(약 49만 원)를 각각 받게 된다.

11개 국립공원은 그랜드캐니언(애리조나), 요세미티, 세쿼이아킹스캐니언(이상 캘리포니아), 옐로스톤, 그랜드티턴(이상 와이오밍), 브라이스캐니언, 자이언(이상 유타), 아카디아(메인), 에버글레이즈(플로리다), 글레이셔(몬태나), 로키마운틴(콜로라도) 등이다.

주요 공휴일에 시행해 온 무료 입장도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에게만 적용한다.

1년간 무제한으로 국립공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연간 이용권 값도 차별화된다. 내년부터 외국인 여행객에 한해 250달러(약 37만 원)에 판매된다.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의 경우 기존 80달러(약 12만 원) 그대로다. 연간 이용권이 있으면 차량 한 대에 탄 인원이 모두 입장할 수 있다.

국립공원 입장료 체계 변경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립공원에도 ‘미국우선주의’를 관철키로 했기 때문이다.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항상 미국 가정을 우선한다”며 “이들 정책은 국제 방문객들이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국립공원의 유지·개선에 공정한 몫을 부담하게 하는 동안 미 납세자들이 공원을 계속 저렴하게 이용하는 것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국립공원 인근 지역에서는 우려도 제기된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있는 캘리포니아주(州) 마리포사카운티 여행국 대표 조너선 패링턴은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요세미티 방문객의 4분의 1이 외국인”이라며 “입장료 인상으로 이들의 방문이 끊겨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따르면 미 국립공원 시스템은 50개 주 433개 지역으로 구성됐고, 그 면적은 8,500만 에이커(약 344만㎢)가 넘는다. 매년 많은 내·외국인이 찾으며, 지난해 331만 명이 방문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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