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손해 보란 얘기?”… 레버리지 ETF 규제 앞당기자 개미들 ‘부글’

신주희 기자 외 1명

금융당국 레버리지 ETF 예탁금 상향에도
규제 전 막차 타려는 개인 투자금 지속 유입
24일 코스피 5.7% 급락, 하락 가장 두드러져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문턱을 높이기로 했지만 투자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특히 기본예탁금이 3,000만 원으로 상향되기 전 ‘막차’를 타려는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국보다 2배 더 내린 한국 증시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2% 내린 6,690.6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 4% 급등해 종가 기준 5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코스닥도 5.32% 내린 748.22에 마감했다. 코스피·코스닥 모두 급락장을 맞으면서 나란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미국·이란 간 갈등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전날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빅2인 삼성전자는 7.59% 급락해 25만 원 선을 내줬고, SK하이닉스도 8.34% 하락하며 175만 원대로 내려앉았다. 다만 일본 닛케이225(-2.73%), 홍콩 항셍지수(-1.0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61%), 대만 가권지수(-2.67%)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지만, 한국 증시의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강력한 규제 예고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로의 자금 쏠림이 이어지면서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기준 코덱스·타이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누적 순유입액은 16조3,000억 원으로 출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규제 예고에도 투자자 자금이 계속해서 유입됐다는 의미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최근 증시 조정으로 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줄어들고 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하루 거래대금은 10조~12조 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반면 코스닥 거래대금은 5월 26일 16조2,478억 원에서 최근엔 5조 원대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개인투자자 “대응 말고 손해 보란 얘기?”

정부는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과열을 막겠다며 기본예탁금 3,000만 원 상향 시기를 다음 달 5일에서 이달 31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1일 이후 시장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막판 추가 매수에 나섰다가 자금 부족으로 강화된 예탁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추가 매수가 제한되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이른바 ‘물타기’ 투자를 경계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선 당국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직장인 김모씨는 “삼성전자 레버리지 37%, SK하이닉스 레버리지는 42%가량 손실을 보고 있는데 정부 대책은 추가 매수를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개인은 팔거나 보유하는 것 외 대응 방법이 없다. 개인 매도가 집중되면 또 증시가 출렁이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레버리지 투자하는 사람이 3,000만 원 없어서 못 하겠느냐”며 “오히려 단일종목 ETF 쏠림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당국의 갑작스러운 조기 시행 조치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개인들의 손실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관련 ETF 16개는 모두 공모가격인 2만 원을 밑돌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하면서 두 종목의 레버리지 ETF도 각각 15%, 16% 하락했다.

  • 신주희 기자snowcarf2001@hankookilbo.com
  • 허유정 기자yjheo@hankookilbo.com

#삼성전자#SK하이닉스#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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