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정치범·외국인 123명 사면

미국 칼륨 제재 해제 대가로 석방 결정
노벨상 비알리아츠키 “투쟁 계속할 것”
석방된 사람들 일단 우크라로 이송

202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알레스 비알리아츠키가 13일 벨라루스 감옥에서 풀려난 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빌뉴스=EPA 연합뉴스

202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알레스 비알리아츠키가 13일 벨라루스 감옥에서 풀려난 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빌뉴스=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군 벨라루스가 미국의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정치범, 외국인 123명을 사면·석방했다.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13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합의에 따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간첩, 테러, 극단주의 활동 등 각종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123명의 여러 국가 국민을 사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제재 해제를 대가로 이번 사면이 실행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사면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벨라루스의 칼륨 산업에 부과한 불법 제재 및 기타 불법 제재 해제 절차의 실질적 이행과 관련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전날 벨라루스를 방문해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존 콜은 13일 미국이 벨라루스 칼륨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리투아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면 대상자 중엔 2022년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권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가 포함됐다. 비알리아츠키는 벨라루스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로 1996년부터 루카셴코 대통령에 맞서왔다.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콜레스니코바, 빅토르 바바리코 등도 이번에 풀려나게 됐다. 영국, 미국,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 라트비아, 호주, 일본 국적자가 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

비알리아츠키를 포함한 석방자 9명은 리투아니아로 보내졌다. 비알리아츠키는 이날 벨라루스 야권 매체와 인터뷰에서 시민권과 정치범들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벨상은 우리의 활동과 아직 실현되지 않은 열망을 인정한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투쟁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석방자 114명은 일단 우크라이나로 이송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비알리아츠키의 석방 소식에 “그의 자유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이었다”며 “깊은 안도감과 기쁨을 느낀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어 벨라루스 당국에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고, 다른 인권 운동가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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