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환호, 오늘은 비명” 홀짝 게임 오명 쓴 코스피, 6200선 추락

전유진 기자

하루 만에 17.9% 폭등 후 5.1% 급락
외신 “충동적 도박꾼… 카지노 증시”
“만회보다 신뢰 회복에 시간 더 걸려”
8월, 널뛰기 장세 속 상승 흐름 전망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 증시는 홀짝 게임인가요?”

수백 포인트 단위 급등락을 반복하는 코스피를 두고 시장 곳곳에서 자조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와 개인 투자자 매도세가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이달에도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보다 취약한 코스피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8.0포인트(5.12%) 급락한 6,257.45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나란히 8%대 낙폭을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17.91% 폭등하며 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5% 넘게 추락하며 6,200선으로 주저앉았다.

지수가 큰 폭으로 출렁이면서 시장 안정화 장치도 숨 가쁘게 울렸다. 지난달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 정지)는 각각 15회, 12회 발동됐다. 22거래일 중 17거래일간 안정화 장치가 작동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는 총 네 차례 발동됐다. 2000년 4월 제도 도입 이후 발동 횟수(15회) 중 4분의 1가량이 지난달에 집중됐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외신들도 코스피가 이례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목했다. 블룸버그는 2일(현지시간) “(정부가) 주식시장을 카지노로 만들었다”는 개인 투자자 인터뷰를 소개하며 “시장이 낙폭을 만회하는 것보다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개인 투자자를 ‘충동적 도박꾼’에 빗대며 한국 증시가 “카지노와 같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변동성을 극대화시켜 지수 전체를 흔들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가 가상자산보다 극심하게 흔들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업비트 데이터랩과 코인마켓캡 등에 따르면 지난달(1~29일) 코스피 일평균 등락폭(4.67%)은 비트코인(1.25%)은 물론 알트코인 등락폭(1.79%)을 크게 웃돌았다. 코스피 변동성은 비트코인의 약 3.7배, 알트코인 지수의 약 2.6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시장 탈출 위한 개인 매도 꾸준할 듯”

전문가들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8월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지난달 수출과 기업 실적은 인공지능(AI)과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전월 대비 수출 둔화와 금리, 빅테크 현금흐름 논쟁은 8월 변동성을 예고하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코스피가 등락을 거듭하며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2020년 코로나19,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수준으로 확대된 만큼 향후엔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역설적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가 반등 강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5, 6월 같은 강세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코스피가 7,000~8,000선에 진입할 경우 손실 축소와 시장 탈출을 위한 개인 투자자 매도 물량이 꾸준히 출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코스피#삼성전자#사이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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