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케어’ 종료로 의료비 급등…서민 생활고에 트럼프 ‘조기 레임덕’ 오나

‘평균 보험료 두 배 이상 늘 수도’
보험 갱신 포기로 미가입자 폭증 전망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 분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에 따라 지급하는 의료보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올해 보험료 부담이 최대 2배 넘게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서민들의 생활고 가중으로 ‘반(反)트럼프’ 여론이 폭증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은 1일(현지시간) “ACA 보조금 지급 종료로 많은 소비자들이 충격적인 보험료를 마주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더힐은 보건정책 비영리기관 KFF를 인용해 ACA를 통한 의료보험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는 114%(1,016달러)가량 늘 수 있다고 추정했다. 두 배 이상 급등할 것이란 얘기다.

앞서 미국은 민간 의료보험 비용이 과도하게 치솟으며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자, 2010년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ACA를 통한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다. 그 결과 저소득층의 의료보험 가입이 크게 늘었고, ACA 도입 이후 6년 동안 미국의 건강보험 미가입자 수는 약 40%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ACA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서 보험 미가입자가 다시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힐은 최대 730만 명이 보험료 부담으로 보험 갱신을 포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슈 뷔트겐스 어반인스티튜트 보건정책 부문 수석 연구원은 “흑인, 청년층, 중간 소득층의 의료보험 미가입자 비율 증가가 가장 커질 것”이라고 했다.

ACA 보조금 지급 폐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까지 불사하면서 관철하려고 했던 정책이다. 민주당은 보조금 연장을 주장했지만, 공화당은 저소득층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맞섰다. 양당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수백만 명이 아무런 대안 없이 보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공화당 내부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번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과 맞물려 그의 ‘조기 레임덕’이 가속화되면서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참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하원에서는 공화당 의원 4명이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이르면 이달 ACA 보조금 지급 연장 법안에 대한 하원 ‘표결’을 강제하는 민주당 안에 합의했다.

더힐은 “이 안은 하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로서는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해 다시 한번 격렬한 정치 공방이 벌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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