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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방위인가 과잉방어인가

텍사스 휴스턴의 한 타코 레스토랑.
무장 권총 강도가 들어와 손님들을 위협합니다. 
범인은 검은색 스키마스크와 상의, 하의 모두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고, 장갑도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손님들은 자리에 앉거나 바닥에 엎드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돈과 지갑을 범인에게 건넵니다.
이때, 한 손님이 범인이 등을 돌린 사이를 틈타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총기를 꺼내 쏩니다. 
범인이 총에 맞고 바닥에 쓰러진 뒤에도 이 손님은 방아쇠를 연이어 당겼습니다.
이 손님은 범인을 향해 9발의 총격을 가했고 이 중 한 발은 범인의 머리를 관통했습니다.
범인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습니다.
이 손님은 범인이 빼앗은 소지품들을 다시 원주인에게 돌려주고 나서 식당을 나왔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범인이 소지하고 있던 권총은 장난감 총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이 손님에게 경찰에 출두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어떠한 혐의도 묻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당방위를 인정한 겁니다.
이 사건을 놓고 대부분의 시민들은 정당방위 라는 입장에 동의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과잉방어 라는 주장도 제기합니다.
장난감 총을 든 범인을 그 자리에서 진짜 총으로 무자비하게 사살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의 총기소유가 합법인 미국에서는 이같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정당방위인가 과잉방어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곤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당방위로 인정돼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습니다.
지난 2020년. 한 여성이 새벽에 911에 전화를 걸어 “낯선 남자가 문 앞에 와있다. 현재 아이와 단 둘이 있다.”며 경찰의 출동을 요청했습니다. 
경찰 출동이 늦어지자 이 여성은 다시 911에 전화를 걸어 “남성이 문을 부수고 침입하면 총으로 쏴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911 직원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여성은 실제 문을 부수고 들어온 남성을 총으로 쏴 사살했습니다. 
이 여성에겐 정당방위가 인정됐습니다.
또 같은 해,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힌 18세 소년도 논란끝에 결국 정당방방위로 결론 지은 바 있습니다.
당시 보수진영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인 반면 진보진영에서는 자동소총을 들고 나와 총격을 가한 것은 살인이라고 반발하며 큰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가 정당방위 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당방위법의 정식 명칭은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Stand Your Ground Law)’,  영어 표현은 ‘셀프 디펜스(Self Defense)’입니다.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법은 집 주인이 생명에 위협을 느낄 경우 그곳으로부터 도망칠 필요 없이 즉시 총기로 대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펜실베니아,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 등 36개 주는 정당방위의 범위를 자신의 집,차량,사업장은 물론 공공장소에까지 폭 넓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뉴욕,뉴저지,메릴랜드,커네티컷,델라웨어 등 동북부 지역의 주 들은 공공장소에서의 총기 휴대 금지 조치에 따라 공공장소에서의 정당방위는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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