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끝내 마두로 축출했다…”석유 수익 일부는 미국으로 회수”

마두로 부부, 침실서 체포·저항 포기
“한 그룹과 함께 통치…부통령 승계”
“美 석유회사들이 베네수엘라 진입”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사진은 7월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두로 대통령 사진은 지난해 7월 31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각각 촬영됐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사진은 7월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두로 대통령 사진은 지난해 7월 31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각각 촬영됐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끝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했다.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 뉴욕으로 압송했으며 그가 형사 기소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또 새 정부에 안정적으로 정권이 넘어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석유기업들을 베네수엘라에 투입해 석유 기반 시설을 복구하고 그 수익의 일부로 미국이 입은 피해를 보상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군의 베네수엘라 공격 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젯밤 늦게부터 오늘 새벽에 이르기까지, 미국 군대는 베네수엘라 수도에서 전례 없는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며 “마두로는 그의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와 함께 체포됐고 두 사람 모두 이제 미국의 사법 절차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미국)가 그 나라를 운영하겠다(run)”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안녕을 생각하지 않는 제3의 세력이 베네수엘라를 장악할 위험을 방치할 수 없다”며 “우리는 지금 베네수엘라에 있고 적절한 이양이 이뤄질 수 있을 때까지 남겠다”고 말했다. 이는 미군 병력을 베네수엘라 인근에 주둔·유지하면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과도적 통치를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 통치에 대해선 “한 그룹과 함께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의 실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직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승계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 체포 작전은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로 명명됐다. 댄 케인 미국 합동참모의장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브리핑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후 10시 46분(미 동부시간)에 작전 개시를 승인했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에 참여했던 특수부대가 투입됐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저항을 포기한 채 침실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두꺼운 철제문이 있는 안전처(safe place)로 피신하려고 했지만, 미군이 신속하게 행동해 그러지 못했다면서 “그는 문까지는 갔지만 문을 닫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저항할 경우 사살까지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며 많은 저항과 총격이 있었다고 답했다.

석유 인프라 장악과 ‘피해 보상’ 명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사진.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마코 루비오(오른쪽)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함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군사 작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루스소셜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사진.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마코 루비오(오른쪽)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함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군사 작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루스소셜 화면 캡처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군사 개입의 주요 명분 중 하나로 ‘도난당한 자산의 반환’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은 오랫동안 완전히 실패했고, 그들은 잠재력에 비해 거의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된 베네수엘라에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석유 회사들이 들어가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심각하게 망가진 석유 인프라를 복구해 베네수엘라에 수익을 창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우리는 지하에서 엄청난 양의 부를 끌어낼 것”이라며 “그 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과거 베네수엘라에 살았던 외국인들에게도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부의 일부는 베네수엘라가 우리(미국)에게 끼친 피해에 대한 보상이라는 형태로 미국에도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엑스(X)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에게) 여러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이 과정 내내 마약 밀매는 반드시 중단돼야 하고, 도난당한 석유는 미국에 반환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수개월 압박 끝 현직 대통령 체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국외 이송 모습. 트루스소셜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국외 이송 모습. 트루스소셜 화면 캡처

이번 공습은 미군이 1989년 파나마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 군사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파나마를 침공한 뒤 처음 이뤄진 미국의 군사 개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을 인용해 “이 모든 행위는 2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는 미국 외교 정책의 핵심 원칙들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고, 그 원칙은 먼로 독트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며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른바 ‘트럼프식 먼로 독트린’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국제법 위반 지적을 의식한 듯 “독재자 마두로 정권하에서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이익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협적인 공격용 무기들을 확보하고 있었고, 그 무기들을 어젯밤에 사용했다”고 항변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기 전 의회의 승인을 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앤디 김(뉴저지) 연방 상원의원은 X에 “트럼프는 무력 충돌에 대해 요구되는 헌법상 승인 절차를 거부했는데, 이는 미국 국민 대다수가 국가를 또 다른 전쟁에 끌어들이는 위험을 거부한다는 사실을 행정부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달 10일 베네수엘라 정부의 ‘돈줄’인 원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사실상의 ‘해상 봉쇄’에 돌입한 지 24일 만이다. 미국은 당시 카리브해 공해상에서 대형 유조선 ‘스키퍼호’를 제재 대상인 이란과의 석유 거래 혐의로 나포했다. 세계 석유 매장량 1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재정 수입 상당 부분은 원유 수출에 의지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사실상의 해상 봉쇄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돈줄인 원유 수출을 옥죄어 왔다. 당시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향후 수주 안에 추가 나포에 나설 것이며, 이미 제재 대상 유조선 목록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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