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 작전 검토
오만에 발 묶여 있는 유조선[로이터]
전문가 “대규모 군사 준비 필요… 위험도 높은 작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세계 석유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미 해군이 호위하는 군사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작전이 가능하지만 상당한 군사 준비와 위험을 동반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에 돌입한 지 약 2주가 지난 가운데,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에서 유조선과 화물선을 겨냥한 공격이 12건 이상 보고됐다. 이란은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공개적으로 위협해 왔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유조선들이 해협 통과를 거의 중단하면서 세계 원유 공급에도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 석유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해 운송되며, 일부 산유국들은 수송 차질로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주 동안 국제 유가는 약 40%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들에게 “필요하다면 미 해군과 동맹국들이 유조선을 안전하게 호위할 것”이라며 군사적 호위 작전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 일본, 한국 등 여러 국가에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으며, 국제 연합군 형태의 참여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아직 호위 작전을 시작할 준비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크리스토퍼 라이트 에너지 장관은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며 이달 말쯤 실행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은 선박 호위 작전이 시작되기 전에 이란의 해상 공격 능력을 약화시키는 사전 군사 작전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대함 미사일, 드론, 해상 기뢰, 고속 공격정, 폭발물을 실은 무인 보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박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최근 2주 동안 이란의 대함 미사일 기지와 드론 시설, 기뢰 부설 선박 등 약 6,000개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격이 호위 작전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작전이 시작되면 미 해군과 동맹국 함정이 여러 상선을 한 번에 묶어 호송선단 형태로 해협을 통과시키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투기와 정찰 자산이 공중에서 지원하고, 기뢰 제거 부대와 신속 대응 전력이 함께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위험도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첫 호위 선박들이 공격 목표가 될 수 있으며, 이란이 미군 함정을 향해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은 과거에도 비슷한 작전을 수행한 적이 있다. 1987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미 해군은 쿠웨이트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규모 호송 작전을 실시했다. 당시 작전에는 수십 척의 미군 함정이 투입됐으며, 한 미 해군 구축함이 이란 기뢰에 의해 심각한 피해를 입는 사건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대규모 해군 전력이 필요할 수 있으며, 작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란이 지하 시설에 숨겨둔 미사일과 드론이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해상 교통에 대한 위협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은 세계 에너지 공급을 안정시키기 위한 중요한 조치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전쟁 확전을 초래할 위험도 있는 고위험 군사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