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 인간다움 지키고 싶었죠”… ‘한국판 테이큰’ 이렇게 탄생했다

강유빈 기자

[SBS ‘김부장’ 소지섭·이승영 감독 인터뷰]
익숙한 ‘아빠 유니버스’ 문법 따라가지만
깊이 있는 캐릭터·다양한 액션신으로 차별화
‘부성애 라인’은 진지함과 코믹함 오가며 열연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에서 주인공 김 부장 역할을 맡은 소지섭. SBS 제공

‘안경 쓴 아저씨들’의 위력은 대단했다.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지난 25일 방영된 마지막회에서 전국 시청률 23.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3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글로벌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힘숨찐(힘을 숨긴 찐따)’ 서사와 절절한 부성애, 통쾌한 응징이 결합한 ‘아빠 유니버스’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클리셰다. 30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이승영 감독과 소지섭에게 아는 맛을 더 맛있게 만든 ‘김부장’만의 한 끗 차이를 물었다.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김 부장(소지섭)이 납치된 딸을 구해내는 장면. SBS 제공

동명 웹툰을 각색한 ‘김부장’은 익숙한 문법을 따라간다. 전직 특수 요원 신분을 숨기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아빠가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해 봉인된 힘을 해제한 뒤 악인들을 차례차례 응징하는 이야기가 10회에 걸쳐 전개된다. 영화 ‘테이큰’의 한국판이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다. 이승영 감독은 “보통 사람이라 여겼던 인물에게 특별한 일이 생길 때 이야기적 재미가 생긴다. 그게 ‘아빠 유니버스’의 힘”이라며 “원작의 부성애와 액션 카타르시스를 가져오면서 드라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새롭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특별함을 만든 건 디테일이었다. 우선 각색 단계부터 주인공 김 부장 캐릭터에 깊이감을 더하려 공을 들였다. 김 부장이 함정임을 알면서도 친구들과 그 자녀들을 구하려 위험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원작에 없는 에피소드를 추가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감독은 “‘세이브 더 캣’이라는 이야기 이론이 있다. 아무리 중요한 임무를 하러 가더라도 괴롭힘당하는 고양이를 구할 수 있어야 주인공성을 획득한다는 것”이라며 “김 부장도 딸을 빨리 구하는 데만 급급하지 않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간다움을 지키는 인물로 세심하게 구축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액션임에도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김 부장의 캐릭터성을 철저하게 반영했다. 소지섭은 “김 부장의 액션은 사람을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자세히 보면 총을 쏘더라도 팔이나 다리를 조준한다. 단순 ‘사이다’를 주기 위한 폭력은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복되는 액션신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캐릭터별, 상황별로 다양하게 변주하다 보니 볼거리도 한층 풍성해졌다. 소지섭은 “5화에서 김 부장과 북한 공작원 박강성(김성규)이 벌이는 ‘그림자 액션’이 특히 새로웠다”며 “밤에 조명을 설치하다 그림자가 길게 뻗은 것을 보고 살려서 찍어봤는데 잘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SBS 드라마 ‘김부장’의 성한수(최대훈·왼쪽)와 박진철(윤경호). SBS 방송 캡처

매력적인 주변 캐릭터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김 부장을 발 벗고 돕는 ‘부성애 라인’의 박진철(윤경호)과 성한수(최대훈)가 만날 때마다 아웅다웅하는 앙숙 케미로 버석한 복수극에 생기를 더했다. 이 감독은 “진지함과 코미디가 과연 어우러질지 고민했는데 두 배우가 신들린 것처럼 캐릭터에 영혼을 불어넣은 덕에 개연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고 했다. 소지섭도 “셋이 나오는 장면은 대부분 애드리브가 많았다”며 “캐릭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하면 장면을 꽉 채울 수 있을지를 계속 얘기했다”고 전했다.

드라마가 예상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면서 시즌2 제작 논의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김부장 마지막회 역시 원작 웹툰 속 암흑세계 거물로 묘사되는 조평견(송경철)을 등장시키고, 김 부장의 ‘백호 인력소’ 면접 장면을 쿠키 영상으로 넣는 등 열린 결말로 마무리했다. 소지섭은 “‘테이큰’과 달리 ‘김부장’은 세계관을 확장하고 뻗어나갈 가지가 많다”며 “대본이 재밌다면 시즌2 출연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배우 소지섭. 피프티원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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