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마차도, 목선 타고 베네수엘라 탈출…”수차례 체포 위기 넘겨”
10일 오슬로 도착… 11개월만 모습 드러내
WSJ “목선으로 밀출국, 퀴라소·미국 거쳐”
정부 측 ‘탈주범’ 위협에 귀국 여부는 불투명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1일 노르웨이 오슬로의 그랜드 호텔 앞에서 군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오슬로=AP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야권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4)가 우여곡절 끝에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했다. 마차도는 그간 ‘범죄 모의와 테러리즘’ 혐의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행정부의 체포 위협에 시달려왔는데, 이날 노벨평화상을 집적 수상하기 위해 노르웨이로 향하는 과정에서도 군 검문소를 통과하는 등 수차례 위기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10일 밤(현지시간) 마차도가 전용기 편을 이용해 오슬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이날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마차도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마차도가 11일 오전 오슬로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계기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상식에서는 직접 참석하지 못한 마차도 대신 그의 딸 코리나 소사 마차도(34)가 대신 상을 받았다.
마두로 정부로부터 체포 위협을 받아온 마차도가 은둔 생활에서 벗어나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약 11개월만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차도는 지난 두 달간의 계획 수립 끝에 베네수엘라 해안의 한 어촌마을에서 목선을 타고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비밀리에 출국했고, 이후 전용기편을 통해 미국을 거쳐 오슬로로 향했다. 그간 숨어 지내던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교외에서 해안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10차례 넘는 군 검문소를 통과하며 체포 위협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마차도의 출국 과정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협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마차도를 실은 선박이 미군과 사전 조율된 항로를 거쳐 이동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최근 카리브해에서 ‘마약 의심 선박’에 대한 무차별 공습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마차도가 탄 선박도 미군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WSJ에 퀴라소에 도착한 직후 마차도가 트럼프 행정부가 제공한 탈출 관련 민간 업체 전문가를 만났다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은 관련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마차도는 오슬로에서 며칠간의 휴식을 취한 뒤 유럽 각국과 미국 등지를 순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의 귀국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마차도 본인은 귀국 의사를 여러차례 밝혔지만, 베네수엘라 정부가 귀국 과정에서 그를 체포할 것이라고 위협해왔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차도가 외국에 나갈 경우 탈주범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추가 혐의 적용을 경고한 바 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