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 방출 시한 6월 9일… 정부 “수급 원활해 방출 가능성 낮을 듯”

오지혜 기자

IEA 권고한 방출 이행 시기 보름 남아
대체유 확보 원활, 여름 에너지 위기설도
정부, 비축유 방출 더 신중하게 고려 중
민간 비축 의무량 완화 식으로 이행할 수도

지난달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주주엔호가 이달 13일 울산 울주군 온산 앞바다의 에쓰오일 해상시설에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사회가 약속한 비축유 방출 기간 만료가 2주 남짓 남았다. 한국도 할당된 2,246만 배럴을 방출해 수급 위기에 대응할 방침이었지만 대체 원유 수급이 비교적 안정적이라 방출보다는 비축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 민간 정유사 재고 의무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방출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5일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비축유 방출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낮다”며 “국내 수급이 원활하고 8, 9월 에너지 위기설이 거론되는 등 앞으로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어 방출이 필요치 않은 상황에 방출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3월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는 공동행동을 결의했다. 각국 석유 소비량에 비례해 회원국들이 4억 배럴을 나눠 푸는 것이다. 한국에는 5.6%에 해당하는 2,246만 배럴이 할당됐고, 다음 달 9일까지 이행해야 한다.

지난해 6월 19일 한국석유공사 울산석유비축기지 모습. 100m 아래에 아파트 12층 높이에 폭이 6차로 도로만 한 지하유류비축공동이 있다. 한국석유공사 제공

전쟁 초기에 4월쯤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밝혔던 정부는 최근 들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 비축유 방출은 국내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서인데, 현재 정유사들이 대체 원유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고 있어서다. 평시 대비 이달은 90% 이상, 내달은 80% 이상, 7월은 84% 이상 확보됐다.

여기에는 비축유 스와프(SWAP·맞교환) 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입에 수십 일이 걸리는 원유 특성을 고려해 선적이 완료되면 정유사에 정부 비축유를 보내 먼저 쓰게 하고 유조선에 담긴 원유는 비축기지에 저장하게 하는 제도로 한국만 운영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축유는 정유사의 수요가 있어야 방출에 의미가 있는데 정유업계도 스와프 제도를 활용하고 있어 비축유를 푼다 해도 수요가 없을 것 같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게다가 여름철 에너지 위기가 온다는 글로벌 전망도 잇따른다. 필요성이 크지 않은 데다가 불확실성은 여전해 권고대로 방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도 국제 공동행동에 동참해야 하는 만큼 민간 비축 의무량을 줄이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석유사업법에 따라 정유사는 일평균 내수 판매량 40일 치를 비축해야 하는데, IEA는 이를 완화하는 것도 이행으로 본다. 산업부 관계자는 “많은 나라들이 민간 비축 의무를 완화하는 식으로 이행하고 있다”며 “국익 관점에서 최대한 권고를 따르는 방법을 신중하게 찾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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