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릴란드 아는 사람?” 트럼프, ‘국가 인정’ 네타냐후에 제동

트럼프, 이스라엘 소말릴란드 인정 제동
아프리카·중동·EU 반대 입장 잇따라
유엔 안보리 29일 긴급회의 예고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4월 7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4월 7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아프리카 동부 미승인 국가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대 입장을 밝히며 제동을 걸었다. 미국과 소말리아뿐 아니라 아프리카연합(AU), 유럽연합(EU)도 이스라엘의 조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인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소말릴란드가 뭔지 아는 사람이 있나, 정말로?”라고 되물으며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압디라흐만 모하메드 압둘라히 소말릴란드 대통령과 상호 인정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하며 공식적인 외교 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소말릴란드를 독립국가로 인정한 것은 유엔 회원국 중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체결된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 구상)’ 정신에 부합한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 의견을 밝혔다.

미국 외에도 소말리아, 이집트,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프리카·중동 20여 개국과 이슬람 협력기구(OIC)도 이스라엘 조치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소말리아와 홍해 지역 평화와 안보에 관한 예상치 못한 조치”라며 “팔레스타인인을 강제 추방하려는 시도와 연결될 가능성에도 전면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U도 “유엔 헌장과 아프리카 연합 헌장, 소말리아 헌법에 따른 소말리아의 주권과 영토적 완전성, 통합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이것이 소말리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성을 위한 핵심”이라고 성명을 내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9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소말릴란드, 일방적 선언 후 독립

소말릴란드 독립기념일을 맞아 5월 국제사회의 독립국가 인정을 촉구하는 런던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말릴란드 독립기념일을 맞아 5월 국제사회의 독립국가 인정을 촉구하는 런던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말리아 북서부 해안지역에 자리한 소말릴란드는 1960년 내륙의 이탈리아 식민지 지역과 통합 독립해 소말리아가 됐다. 소말리아에서 1969년 쿠데타로 집권한 시아드 바레 대통령이 1991년 축출되자 일방적으로 국가 독립을 선언했지만 지금껏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다.

20년간 소말리아에서 내전이 이어지면서 소말릴란드는 자체 군대와 화폐를 보유하고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독립적인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로부터 국가 승인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지난 4월에는 압디라흐만 대통령이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기업가 정신을 갖춘 트럼프 대통령이 소말릴란드를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29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평화 구상 2단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0월 전쟁 휴전과 인질 석방을 골자로 하는 가자지구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했다. 가자지구 평화 구상 2단계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추가 철수·국제안정화군(ISF) 파병 등 난제가 포함돼 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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