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장윤기 사형 피했다… 법원 “가석방 없이 영구 격리해야”
전남광주=김진영 기자
광주지법, 장윤기 무기징역 선고
“성폭력 목적의 계획 범행” 유죄
“극형 선고 옳지 않은가 고민해”
“사형 선고 기준 엄격 적용해야”
유족 “부모 가슴에 대못 박아”
“검찰에 항소 요청 검토할 것”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30일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고 이채원양의 유족이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남광주=연합뉴스
성범죄 목적으로 한밤중 귀가 중이던 여고생을 납치하려다 살해한 혐의를 받는 장윤기(23)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피해자 유가족은 검찰에 항소를 요청할 계획이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 이정호)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도 명령했다.
장윤기는 5월 5일 0시 10분쯤 전남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길을 걷던 이채원(16)양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윤기는 당시 이양의 비명을 듣고 구하러 달려온 고등학생 고모(17)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사전에 차량 뒷문을 열어두고 흉기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등 무고한 여고생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실패하자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피해자는 극심한 공포 속에서 생명을 잃었고 유족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가 30일 1심 선고 공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전남광주=뉴스1
장윤기의 범행 동기와 수법, 반성 없는 태도도 질타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저지른 후 그대로 현장을 떠났고 일말의 두려움이나 후회의 기색 없이 세탁실과 미용실을 이용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며 “공판 과정에서 보인 태도 역시 진심 어린 참회나 용서를 구하기보다 순간의 상황을 모면하는 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엄격한 사형 선고 기준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법관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피해 여학생을 끔찍하게 살해하였을 뿐 아니라 거리낌 없이 여러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 대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을 선고하는 것이 필요최소한도의 응보로서 마땅하고 또 옳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이 끊임없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극도로 무겁고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도 “문명국가에서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은 객관적 사정이 명백할 때 예외적으로 선고되어야 하며, 무기징역을 통해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가석방을 직접 결정할 수는 없지만 장윤기에 대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재판부는 “무기징역은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해 수감 생활의 고통 속에서 종신토록 참회하게 하려는 것이지, 형 집행단계에서 일말의 선처를 예정한 것이 아니다”며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 여학생과 그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자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고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30일 여고생 이채원양을 살해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후 광주지법 앞에서 이채원양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남광주=뉴스1
이날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유가족은 오열했다. 이양의 어머니는 “꿈 많던 채원이가 마지막 순간 느꼈을 공포와 남겨진 부모가 평생 짊어질 슬픔을 재판부가 헤아렸는지 묻고 싶다”고 가슴을 쳤다. 이어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다면 단 하루의 감형이나 가석방도 불가능한 무기징역으로 강력범죄자를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 눈물을 쏟았다.
- 전남광주=김진영 기자wlsdud4512@hankookilbo.com구독
<Copyright ⓒ 한국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