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검은 월요일’ 오나?…주말 美 반도체 급락에 고환율 덮쳤다

신주희 기자

5일 미국 증시 급락…필리 지수 10%대 폭락
5% 급락한 코스피, ‘블랙 먼데이’ 먹구름
1560원 환율, 다시 외국인 매도세 부추겨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 새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월요일 국내 증시에서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전 거래일 코스피가 5% 넘게 하락하며 이미 가파른 조정을 겪은 데 이어 미국발 반도체 충격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이 1,560원 선까지 치솟은 점도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일 뉴욕증시는 주요 반도체 기업 주 급락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6.20%, 브로드컴은 7.92% 떨어졌고, ‘메모리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 주가는 13.25% 주저앉았다. 반도체주가 무너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18% 내린 2만5,709.43에 거래를 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0.26% 급락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했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브로드컴 실적 부진을 계기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이끈 국내 증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코스피는 5일 하루에만 5% 넘게 하락하며 강도 높은 조정을 겪었다. 여기에 미국 반도체주 급락이 더해지면서 8일 개장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주에도 매도세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시장은 물가 지표를 통한 국채 금리 방향성과 오라클 실적에 따른 AI 투자 지속성 여부가 핵심이 될 전망”이라며 “한국 시장은 선물옵션 만기일(11일)까지 있어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율도 국내 증시의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떠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1,530원대를 넘어 1,560원 선까지 터치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란 전쟁 리스크와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매도가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20조 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환율 상승과 외국인 매도세가 서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외국인 주식 매도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원화 약세는 다시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는 악순환 구조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잦아들어야 환율 상승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연방 세법에 따른 법인세 감면 요건으로 외국인들이 보유 비중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리밸런싱(비중 조정) 이후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보유 한도 초과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저조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리밸런싱 이후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야 환율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주희 기자snowcarf2001@hankookilbo.com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en_US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