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호인’ 검사장에 꼼수 임명, 항소법원도 제동

前변호사 뉴저지 대행 하바 재직 위법 판결
2심 첫 불법 판결… 대법서 최종 결론 날 듯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3월 28일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알리나 하바의 뉴저지주 임시 검사장 취임 선서식을 주최하며 연설하고 있다. 뉴저지=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3월 28일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알리나 하바의 뉴저지주 임시 검사장 취임 선서식을 주최하며 연설하고 있다. 뉴저지=AP 연합뉴스

미국 연방검찰 요직에 충성파 인사를 앉히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꼼수 임명’에 연방항소법원도 제동을 걸었다.

미국 뉴저지주(州) 사건을 관할하는 제3연방항소법원 재판부는 1일(현지시간) 알리나 하바(41) 뉴저지 연방검사장 대행의 임기가 이미 7월 만료됐다는 1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8월 1심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상원의 승인을 받는 데 실패한 하바의 검사장직을 유지하기 위해 연방법 절차를 무시했다며 그의 검사장직 직무 수행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항소법원 재판부는 판결문에 “하바를 검사장 자리에 놔두는 것은 사실상 누구든 연방 검사직을 무기한으로 맡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이 선호하는 연방검사들을 검찰청 수장으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막는 법적, 정치적 장벽에 부딪혀 좌절감을 느끼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방검찰 요직에 선호하는 인사를 심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를 항소법원이 불법으로 판결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재판부 3명 중 2명은 여당인 공화당에 의해 임명된 판사다.

법원 절차적 하자 문제 삼아

하바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된 민사 소송 여러 건을 대리했던 개인 변호사다. 지난해 대선 당시 선거 캠프에서도 활동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하나로 통한다. 검사 경력이 전혀 없는 것도 3월 뉴저지 연방검사장으로 지명될 당시 결격 사유로 꼽혔다.

그러나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절차적 하자였다. 연방 검사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120일 이내에 상원 인준을 거쳐 정식 임명되는데, 하바는 이 기간에 인준을 받지 못했다. 120일 이후에도 상원 인준을 받은 자가 없으면 관할 연방법원이 검사장 대행을 임명하게 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이 선택한 검사장을 즉시 해임했고, 하바를 검사장 대행으로 다시 지명했다.

1심과 2심 법원은 이런 시도를 위법으로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부는 최소 7개 다른 법률을 근거로 하바를 ‘임시 검사’, ‘검사 대행’, ‘수석 보조 검사’, ‘특별 검사’ 등으로 지칭했지만, 그중 어떤 직함으로도 그는 뉴저지 연방지검을 이끌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사건 영향받을 듯

이번 사건은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날 공산이 크다. 법무부가 2심 결정에 불복하고 상고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비슷한 사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지법은 지난달 24일 버지니아 동부 연방지검의 린지 핼리건 임시 검사장이 불법으로 임명됐다고 판단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전 임시 검사장이 정적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기소를 거부하자 9월 그를 쫓아낸 뒤 검사 경력이 없는 백악관 특별보좌관 출신 핼리건을 후임으로 지명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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