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차남이 이란 차기지도자? 트럼프 염두 인물은 “대부분 사망”

2일 이란 테헤란에서 작업자들이 도로 위 육교에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대형 사진을 설치하고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손성원 기자
“이란 헌법 기구서 4일 후계자 발표 검토”
트럼프 “최악은 나쁜 사람이 권력 장악”

모즈타바 하메네이(오른쪽)가 2024년 10월 1일 이란 테헤란에 있는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사무실을 방문한 모습. 로이터 뉴스1 자료사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사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뒤이을 차기 지도자로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향후 지도자로 점찍었던 인물 다수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모즈타바 임명, 국민 역풍 불 수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관인 전문가회의가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4일 오전 공식 발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회의는 8년 임기의 성직자 88명으로 구성된 헌법 기구다.
모즈타바는 이슬람혁명수비대, 종교 지도층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강경파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가 위기 상황에서 이란을 이끌 자질을 갖췄다고 주장하며 그를 임명하자고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NYT에 전했다.
이란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만약 모즈타바가 선출되면 이는 현재 정권 내에서 훨씬 더 강경한 혁명수비대 측이 주도권을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메네이는 생전에 최고지도자 자리를 세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권력 세습에 대한 이란 내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최근 몇 달간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기존 정권의 연장선으로 보일 수 있어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
모즈타바 외 최종 후보로 거론된 인물로는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아야톨라 알리레자 아라피, 이슬람공화국 창건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인 세예드 하산 호메이니가 있는데 이들은 온건파로 분류된다.
이스라엘 “어떤 지도자든 제거 대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현재 이란 일각에서는 후계자 지명 발표로 모즈타바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첫 번째 공격으로 (이란 지도부) 49명이 제거됐다”며 “우리가 (차기 지도부로) 염두에 뒀던 인물들은 대부분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그룹도 죽었을 가능성이 있어서 지금 세 번째 그룹이 떠오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온건한 인사를 선호한다면서 “최악의 경우는 이전 인물만큼 나쁜 사람이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망명 중인 이란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차기 이란 정권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스라엘도 이란의 차기 지도자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4일 엑스(X)에 “이란 정권이 하메네이를 대신해 임명하는 어떤 지도자든 명백한 제거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전날 이란 중부 종교도시 곰에 위치한 전문가회의 청사를 폭격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