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과 원유량, 전쟁 전 60% 수준 회복… AIS 끄고 잠행”

김현우 기자

유조선, 선박식별장치 끄고 잠행 늘어
WTI, 90달러대…최고가에서 20% 낮아

호르무즈해협을 지나고 있는 유조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됐음에도 국제유가가 급격히 상승하지 않는 배경에는 이 해협을 몰래 통과하는 유조선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8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날 유럽 조사기관 케플러 자료를 인용해 이번 달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원유량은 하루 평균 936만 배럴로, 전월보다 356만 배럴 증가했다고 전했다. 올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대치로, 전쟁 이전 1,500만 배럴의 60%까지 회복된 것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 항로를 통과하는 유조선에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켜고 위치 신호를 발신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이 있는 경우 긴급 조치로 AIS를 끌 수 있다. 이에 따라 AIS를 끄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이 많아졌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AIS를 끄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위치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워 무인기(드론)나 미사일 공격을 받을 위험이 줄어든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적극 늘리고 있는 국가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꼽힌다. 사우디는 미국·이란 전쟁 직후 홍해 방면을 통한 우회 수출을 늘렸지만, 최근 육로 송유관이 드론 공격을 받은 이후 다시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수출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호르무즈해협에 의존하는 이라크도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유조선을 내보내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이달 25일 기준 배럴당 91∼95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최고가였던 119달러대보다 20% 정도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사우디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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