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미사일이 3000만원 드론 잡는 ‘밑지는 장사’…이란의 노림수

이란, 자폭드론과 순항미사일 동원해 공격
드론 하나 잡기 위해 200배 넘는 비용 소모
미국, 전투기 투입해 드론 대응 나섰지만
걸프 국가들, 추가 요격 체계 지원 요청해
전문가들 “이란, 소모전 통해 휴전 압박 노려”

2일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이스라엘과 미군의 공격으로 먼지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이 값싼 드론과 고가 요격미사일이 맞서는 전형적 ‘비대칭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저비용 무기를 앞세운 이란의 공세가 미국과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방공망을 압박하면서 전쟁의 향방이 무기 재고와 비용 부담에 달렸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000만원 드론 요격 위해 60억 방공 미사일 투입”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등은 이란이 “내일이 없는 것”처럼 저비용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퍼부으며 미국과 이스라엘, 걸프 주변국 방공망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이란의 자폭 드론 가격은 2만 달러(약 2,930만 원)에 불과하지만, 이를 막아내는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1발당 400만 달러(약 58억6,000만 원)에 달한다. 드론 하나를 잡기 위해 200배가 넘는 비용을 치르는 셈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재고는 결국 줄어들겠지만, 정권 자체가 무너지지 않는 한 장기 소모전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압도적 비용 격차는 재고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사용 속도를 유지할 경우 카타르가 보유한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PAC-3) 재고는 나흘 치에 불과하다. 미국과 중동 지역 동맹국들이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록히드마틴의 PAC-3의 생산량은 지난해 600기 가량에 그쳤다. 전장에 쏟아지는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것이다. 중동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이날 미국이 방공 요격 미사일을 추가 지원해달라는 일부 걸프 국가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모스 폭스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와 프란츠-스테판 가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방공망 고갈은 가상 시나리오가 아니다”라며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고 경고했다.

비싼 요격미사일 대신 전투기 띄운 미…동맹 균열 노린 소모전

미군은 고가의 요격 미사일 소모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경운 한국전략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이란은 저가 드론을 먼저 투입하거나 탄도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투입해 미군과 이스라엘의 방공 능력을 소모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다만, 이스라엘과 미군도 이를 고려해 비싼 요격미사일보다는 전투기나 대(對)드론 체계로 대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F-15 등 미군 전투기가 투입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혼전 속에서 아군인 쿠웨이트군이 미군기를 오인 사격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소모전을 통해 미국의 주변국으로 하여금 휴전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켈리 그리에코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방어하는 측의 요격미사일을 고갈시키고 걸프 국가들의 의지를 꺾어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중단하도록 압박하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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