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떠올라” 美 백악관 상공서 비행기 저공비행… 무슨 일?

권영은 기자

‘트럼프 부부 주최’ 핼러윈 파티의 깜짝 이벤트
백악관 “에어포스원, 어린이 위한 환상적 비행”
주민들 “9·11 악몽” “심장 멎는 줄”… 공포 떨어

핼러윈 행사가 열린 29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상공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가 저공 비행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핼러윈 행사가 열린 29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상공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가 저공 비행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핼러윈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주최로 열린 백악관 파티에서 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가 행사장 상공을 낮게 비행하는 깜짝 이벤트가 펼쳐졌다. 그러나 볼거리를 선사하려던 의도와 달리 시민들은 ‘9·11 테러’를 떠올리며 불안감에 떨어야만 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45분쯤 워싱턴 백악관 야외 행사장 상공으로 에어포스원이 낮게 날아갔다. 당시 핼러윈을 기념해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던 트럼프 대통령과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고, 행사 참가자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백악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환상적인 에어포스원 비행”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저공 비행이 백악관의 이벤트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일반 시민들은 공포에 질렸다. 백악관과 연방정부 주요 부처, 연방의회 의사당 등이 모여 있는 수도 워싱턴의 상공은 평소 항공기 운항이 엄격하게 통제되기 때문이다. 당시 에어포스원의 비행 고도는 122~305m에 불과했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백악관 상공을 정체 모를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낮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2001년 9·11 테러를 떠올린 이들마저 있었다. 실제 SNS에는 두려움을 호소하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거리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적었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도 “저공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고 테러나 추락 사고인 줄 알았다”며 “전혀 유쾌하지 않은 장난”이라고 꼬집었다.

미군은 이벤트 시작 약 20분 전인 오후 5시 23분쯤에야 “워싱턴 도심 상공에 항공기 비행이 있을 예정”이라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안전을 위해 백악관에서 직선으로 4마일(약 6.4㎞)가량 떨어진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이로 인해 항공기 202편의 이·착륙이 지연됐다.

권영은 기자you@hankookilbo.com

#에어포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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