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영화 ‘장기자랑’ 필라 상영 현장을 가다”
사진설명)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장기자랑’을 다큐영화로 만든 이소현감독(왼쪽 두번째)과 세월호 엄마들로 구성된 배우(왼쪽 세번째부터) 동수 엄마 김도현, 수인 엄마 김명임, 순범 엄마 최지영씨가 영화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세월호 엄마들 이젠 울지 않아요!
관람객들 오히려 더 큰 위로 받아
노랗게 물들인 순범 엄마의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언뜻 보면 반항기 많은 십대 청소년의 모습으로 착각할 정도다. 세월호 엄마들 마음엔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기억을 놓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아닐까 싶다.
연극 활동을 통한 ‘세월호 엄마들’의 치유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장기자랑’ 상영회가 지난 3일 필라델피아지역 랜스데일 소재 코리식당 연회실(709 Sumneytown Pike)에서 열렸다. 장기자랑은 아이들이 제주도 수학여행에서 선보일 것들을 소재로 만들어 낸 청소년극이다. 연극과정을 담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한 ‘장기자랑’의 감독과 배우들을 만났다.
이소현 감독은 “예술치료는 또다른 아픔을 극복하는 좋은 수단으로 세월호 어머니들의 연극배우 활동은 참사 피해자분들의 치유과정을 담아 보는 이들을 오히려 감동과 웃음을 선사해 다른 참사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좋은 사례가 된다”고 했다.
이번에 배우로 참여한 동수 엄마 김도현씨는 “세월호 참사는 세월호 유가족들은 물론 매체를 통해 생생히 전달되어 전국민들 모두를 9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만들었는데 새로운 방식의 애도로 연극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좋은 기억들로 웃음으로 승화하게 됐다”고 했다.
수인 엄마 김명임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한 트라우마 치유과정을 소개했다. 그녀는“이 영화는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가족들은 참사의 슬픔을 넘어 아이들을 영원히 기억하는 다른 애도의 방법을 모색했다. 연극을 통한 일상으로의 삶의 회복과 더 안전하고 투명한 사회로의 보편가치를 지향하는 적극적 삶의 태도로의 변환이었다”고 활동배우로써 소감을 밝혔다.
순범 엄마 최지영씨는 “세월호 참사 9주년이 지나는 동안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은 전국을 돌며 200회 이상의 연극을 선 보였고 세월호 엄마들은 베테랑급 배우가 됐다”고 했다. 그녀는 극단을 소개하면서 “2016년 <그와 그녀의 옷장>을 처음 무대로 시작해 2017년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 2019년 <장기자랑>, 2021년 <기억여행>까지 굵직한 작품들로 이제는 웃는 모습으로 아이들을 기억한다는 역설적 모습으로 국민들의 트라우마까지 치료하는데 앞장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관람한 필라 세사모 회원인 이현옥씨는 “노란리본 극단 배우들인 세월호 어머님들을 우리가 그동안 유가족이라는 틀 속에 가둔 것이 아니었을까 반성하게 된다”며 “새삼 공감과 치유, 성장을 가능케 하는 예술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해 달라는 어머님들의 마음이 절실히 다가왔다”고 했다.
사회적 참사가 거듭되는 한국의 상황 속에서 세월호 어머니들에게 한인동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동수 엄마 김도현씨는 “흩어져 있는 아이들이 한곳에 모여서 잠들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는 안산 화랑유원지에 추모시설을 갖춘 생명안전공원을 조속히 정부가 조성하도록 동포들의 성원을 바란다”고 했다.
또한 순범 엄마 최지영씨는 “안전한 나라를 위해 사회적 참사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 참사는 계속 된다”며 “정부가 참사 때 마다 진실 규명은 제쳐 두고 책임회피용 변명과 진실 감추기 행태만 보이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데 한인동포들이 투명하고 진실한 사회가 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수인 엄마 김명임씨는 “미국 한인동포들이 우리 아이들을 잊지 않고 매년 추모행사를 열어주고 우리를 초청해 간담회도 가질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것 등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초일류 국가가 되도록 동포들이 파수군의 눈으로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