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팔고 코스닥서 로봇 담은 개인… 중·소형주로 눈 돌리나?

김민순 기자 외 1명

코스피 1.2조 순매도·코스닥 2638억 순매수
로봇·반도체 소부장 담아…”추세적 유입 아직”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코스닥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주 반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4거래일 만에 7,000선을 터치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선택은 엇갈렸다. 미국 빅테크 기업 알파벳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커지자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적극 차익실현에 나선 반면, 코스닥에서는 매수세를 이어갔다. 그간 대형주에 집중됐던 개인 수급이 코스닥 중·소형주로 확산되며 순환매 장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75포인트(0.74%) 오른 6797.70에 장을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 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면서 장 초반 5% 넘게 급등했지만, 장 마감 직전 상승폭을 대부분 되돌렸다. 특히 장 초반 6% 넘게 뛰었던 SK하이닉스는 장 후반 하락 전환해 0.33% 내린 183만 원에 마감했고, 삼성전자도 0.58% 상승에 그쳤다. 코스닥도 장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2.25포인트(0.30%) 내린 751.09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코스피에서 10조 원 넘게 순매수한 개인은 이날 1조2,193억 원, 기관은 1조3,963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2조6,211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로봇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주 중심으로 2,638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레인보우로보틱스(16.28%)와 에스피지(25.15%) 등 로봇주가 강세를 보였다. 전날 삼성전자의 ‘로봇전담 조직’ 신설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영향으로 보인다. 반도체 소부장 업체인 원익IPS와 주성엔지니어링에도 개인 자금이 각각 286억 원과 454억 원 순유입됐지만 주가는 각각 3.79%, 4.26% 하락했다.

다만 이를 본격적인 순환매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낙폭이 컸던 데 따른 일시적인 매수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등락률 상위 종목을 보면 로봇 등 이슈에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중장기적인 상승 동력으로 보기에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매수세가 일부 테마주에 집중된 점에 미뤄 개인 수급이 다시 대형 반도체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2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알파벳 실적을 시작으로 줄줄이 예정된 미 빅테크 기업의 성적표가 코스피 향방을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29일), 아마존(30일)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김효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 4사는 올해 무려 7,0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수혜주로 꼽히던 반도체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며 “시장이 이제 단순 투자 총액을 호재로 읽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효진 연구원은 “가장 긍정적인 그림은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반영해 회사들이 예산을 더 잡아 계획대로 투자하는 것이고 가장 부정적인 그림은 자본지출 전망이 동결·하향되거나, 그래픽처리장치(GPU)·중앙처리장치(CPU) 비중이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경우”라며 “다만 당장 투자를 줄이거나 효율화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소부장#SK하이닉스#코스피#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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