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푸틴, 10월 최대 50만명 동원령”… 북한 3만명 파병도
베를린=정승임 특파원
대규모 동원령은 약 4년 만
국민 반발에 캠페인 안 할 듯
버넘 영국 총리 취임 일주일 만에
젤렌스키 만나 방공지원 등 논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해군의 날을 맞아 26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해군본부에서 열린 해군 장병 국가훈장 수여식에서 수훈자들과 만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오는 9월 총선 이후 최대 50만 명 규모로 동원령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대규모 동원령을 단행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 7개월 후인 202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당시는 예비군 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부분 동원령이었다. 다만 국민 반발을 고려해 대대적인 동원 캠페인보다는 점진적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북한군 3만 명 추가 파병설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국 정보기관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최소 30만 명에서 최대 50만 명에 이르는 병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앤디 버넘 영국 신임 총리 초청으로 영국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 언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동원령을 내릴 시점은 러시아가 9월 21일 총선을 치르고 난 직후인 10월 초로 내다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을 지지하는 국민들조차 동원령에 반대하는 점을 감안해 러시아 당국은 공개적인 캠페인보다 점진적 방식으로 병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군 3만 명 러시아 추가 파병설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6월부터 보로네시 지역에 북한군 3만 명 추가 파병 인력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에 “굳이 논평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규모 병력이 충원되더라도 신병을 충분히 훈련시킬 시간이 부족한 만큼 상당수가 무방비 상태로 전선에 투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는 막대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틀 전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추가 공급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언급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선 “북한뿐 아니라 이란도 러시아에 미사일을 보낼 것이고 중국도 위성 기술과 관련해 러시아와 협력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25일 카스피해에 있던 이란 선박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우방국들에 러시아가 추가 동원에 나서기 전에 제재 등 압박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넘 총리, 취임 일주일 만에 젤렌스키 만나

앤디 버넘(왼쪽) 영국 총리가 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잉글랜드 남부 해안 도시 포츠머스의 영국 해군기지를 방문해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남부 포츠머스의 항공모함 HMS 퀸엘리자베스에서 버넘 총리와 만나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할 추가 방공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버넘 총리가 취임 일주일 만에 만난 첫 외국 정상이다. 반대로 버넘 총리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난 5번째 영국 총리다.
버넘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가 취임 후 처음 맞이하는 정상”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100% 지지하며 우크라이나에 한 모든 약속을 지키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그간 우크라이나에 250억 파운드(약 48조8,700억 원)를 지원했으며 이날 러시아 방공망을 교란해 드론 탐지를 방해할 수 있는 전자전 시스템인 ‘스톤 클록’ 지식재산권을 우크라이나와 공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스톤 클록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 베를린=정승임 특파원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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