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대에 돌아온 비디오 대여점…필라델피아에 ‘리틀 무비 스토어’ 문 연다

사우스 필라델피아에 10월 개장 예정…DVD·블루레이·VHS 등 2만여 편 보유

연 160달러 회원제 운영…“영화를 고르고 빌리던 경험 되살린다”

넷플릭스와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비디오 대여점이 필라델피아에 다시 돌아온다. 사우스 필라델피아에 들어서는 Little Movie Store는 오는 10월 문을 열고,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DVD와 VHS 등 실물 영화 매체를 직접 고르고 빌리는 경험을 되살릴 예정이다. 매장은 2001 S. 10th St., Philadelphia에 들어서며 정확한 개장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곳은 과거 비디오 대여점처럼 영화 한 편마다 대여료를 받는 방식이 아니라 연회비 160달러의 회원제로 운영된다. 회원은 한 번에 최대 3편을 빌릴 수 있으며 대여 기간은 최대 14일이다. 일일 연체료는 없지만 반납 기한을 넘긴 영화가 있으면 새로운 작품을 빌릴 수 없고, 30일 이상 반환하지 않을 경우 분실 처리돼 해당 작품의 시장 가격에 따른 교체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단순히 몇 천 장의 오래된 DVD를 모아 놓은 가게도 아니다. 지역 매체 PhillyVoice에 따르면 공동 운영자인 딜런 와이즈(Dylan Wise)와 케리 와이즈(Keri Wise)가 준비한 전체 영화 컬렉션은 약 2만 편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개장 초기에는 약 7,000편을 매장에 진열하고 나머지는 별도로 보관하면서 검색을 통해 찾아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DVD가 컬렉션의 중심이지만 블루레이, 4K UHD, VHS는 물론 일부 LaserDisc까지 다양한 포맷을 갖춘다.

영화 애호가들을 위한 판매 공간도 마련된다. Criterion, Arrow Films, MVD Entertainment, A24 등 물리 매체를 제작·유통하는 업체의 신작과 특별판도 취급할 예정이며, 일부 영화는 직접 구매할 수 있다. 회원에게는 판매 상품과 스낵 등에 할인 혜택도 제공될 예정이다. 개장을 앞두고 연간 회원권 대기 명단에 이미 수백 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장 개장은 스트리밍이 영화 소비의 중심이 된 시대에 오프라인 비디오 가게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원하는 작품을 화면 속 추천 알고리즘으로 찾는 대신 선반을 둘러보고, 예상하지 못했던 영화를 발견하며, 다른 영화 팬들과 정보를 나누는 과거 비디오 가게의 경험에 ‘회원제 영화 도서관’ 개념을 결합한 것이다.

운영진은 단순한 대여점보다는 지역 영화 커뮤니티 역할도 염두에 두고 있다. 회원들이 특정 작품을 요청하면 이를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영화 제목을 미리 공개하지 않는 회원 대상 상영 행사 등도 계획하고 있다. 비디오와 DVD 대여가 한 시대의 추억으로 사라진 듯했던 필라델피아에서, 실물 영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 공간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천 편의 영화를 즉시 볼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직접 매장을 찾아 영화 케이스를 살펴보고, 한 편을 골라 집으로 가져가는 과정 자체를 그리워하는 영화 팬들에게 ‘리틀 무비 스토어’의 등장은 단순한 복고 유행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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