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5년 만에 최대 ‘홍역’ 유행…뉴욕주, 비상사태 선포
문재연 기자
미 전역 올해 3,887명… 1991년 이후 최악
접종률 낮은 지역 중심 확산… 뉴욕주 백신 접종 확대

2025년 2월 25일 미국 텍사스주 세미놀에 ‘홍역 검사’라고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세미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1991년 이후 가장 심각한 홍역 유행이 이어지면서 뉴욕주(州)가 주 전역에 재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접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올해 누적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날 홍역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재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홍역이 번지기 시작한 이후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처음이다. 호컬 주지사는 성명에서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 때문에 심각하게 앓거나 사망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주에서는 이달 3일까지 올해 총 108명의 홍역 확진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92명은 7월 15일 이후 예방접종률이 낮은 농촌 지역 18개 카운티에서 나왔다. 확진자 수는 펜실베이니아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뉴욕주는 주 경계 너머 펜실베이니아 농촌 지역에서 홍역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는 점을 선포 근거로 들었다.
이번 조치로 뉴욕주에서는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도 홍역 검사를 지시할 수 있게 됐다. 구급대원과 조산사, 약사도 백신을 놓을 수 있고, 약사는 2세 이상 어린이에게도 접종할 수 있다. 비상사태는 다음달 4일까지 유지된다.
인접한 펜실베이니아주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AP통신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주 보건당국은 이날 올해 누적 홍역 확진자가 1,00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 주에서 발생한 홍역 유행으로는 30여년 만에 최대 규모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확진자가 106명으로 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달 1일까지 미국 전역의 올해 홍역 확진자는 3,887명이다. 지난해 전체(2,289명)를 이미 크게 넘어섰다. 미국은 높은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2000년 홍역 퇴치를 선언했지만, 이후 접종률이 떨어졌다. 국제 보건당국은 다음달 회의를 열어 미국과 멕시코가 홍역 퇴치국 지위를 잃은 상태에 이르렀는지 판단할 예정이다.
- 문재연 기자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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