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서 29년 머문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호’, 11월 바닷속으로

세계 최대 인공 암초로 재탄생…플로리다 해안서 침몰 예정

1952년 첫 항해한 전설의 여객선, 필라와 작별한 지 1년 9개월 만에 마지막 여정

한때 대서양을 누비며 미국 해운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초호화 여객선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SS United States)’호가 오는 11월 플로리다 해안에서 인공 암초로 재탄생한다. 약 29년 동안 필라델피아 항구에 정박해 지역의 상징적인 풍경으로 자리했던 이 배는 이제 바닷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다.

CBS 필라델피아의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오칼루사 카운티 당국은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호를 오는 11월 둘째 주 데스틴-포트월튼 비치에서 남서쪽으로 약 22해리(약 41km) 떨어진 멕시코만 해역에 침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침몰 날짜는 기상 및 해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952년 첫 항해에 나선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호는 당시 미국의 기술력과 해운 산업의 위상을 상징했던 대형 여객선이다. 대통령과 고위 인사, 유명인사 등을 태우고 17년 동안 대서양을 횡단했으며, 빠른 항해 속도로도 명성을 얻었다.

1969년 운항을 중단한 이 배는 1996년부터 필라델피아 남부 항구에 정박해 있었다. 오랜 세월 델라웨어강을 따라 자리하며 시민들에게 친숙한 풍경이 됐지만, 유지·관리 비용과 부두 임대료 문제로 보존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선박 보존단체인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보존협회와 82번 부두 소유주 사이에 임대료 문제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서 선박의 미래는 한동안 불투명했다.

결국 플로리다주 오칼루사 카운티가 2024년 선박을 매입해 인공 암초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이후 2025년 2월 필라델피아를 떠날 당시 수십 명의 시민이 델라웨어강변에 모여 역사적인 여객선의 마지막 출항을 지켜보며 작별을 고했다.

선박은 2025년 3월부터 앨라배마주 모빌에서 인공 암초 조성을 위한 준비 작업을 거쳐 왔다.

이번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암초가 된다. 침몰 후에는 해양생물의 서식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스쿠버다이빙 관광 명소로 활용될 전망이다.

오칼루사 카운티는 선박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육상 박물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박물관은 향후 인공 암초 다이빙 투어 출발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며, 선박의 상징인 대형 굴뚝을 비롯한 주요 구조물과 유물들이 전시될 계획이다.

필라델피아에서 약 30년의 세월을 보낸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호는 이제 항구의 오래된 풍경에서 벗어나 해저의 역사적 유산이자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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