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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엽기살인 ‘3형제’ 모친이 주도·사주

특정종파 관련 첫 심리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이른바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 종교단체 관련자들의 엽기 살인사건과 관련, 체포됐던 한인 3형제의 모친 이미희씨가 주도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고문과 살해 과정 및 시신 처리 등을 사주했다는 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AP통신를 비롯한 지역 언론에 따르면, 조지아주 애틀랜타 귀넷카운티 치안법원은 지난 19일 열린 심리에서 이미희씨 등 일가족 4명을 포함한 용의자 5명에 대해 정식 기소될 충분한 증거가 갖춰졌다고 결정했다.

이날 심리에는 가장 최근 체포된 이미희(54)씨, 그녀의 아들인 이준호(26)씨와 이준현(22)씨, 공범 용의자 이가원(26)씨 등 4명이 출석했다.

심리에서 용의자들의 변호인들은 숨진 조세희(31·여)씨가 자발적으로 미국에 입국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입교의식에 참여한 것이며 이들이 결성한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라는 조직은 갱조직이 아닌 순수한 기독교 신앙 단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사는 이준호씨와 이준현씨, 이가원씨 등 3명의 용의자에게 적용된 중범죄 살인과 감금, 증거조작, 사망은닉, 갱범죄 등에 대해 모두 ‘검찰측이 제시한 증거가 재판 진행을 위해 충분하다’며 정식 재판 회부를 결정했다. 이미희씨에게 적용된 감금과 살인, 증거조작, 사망은닉 혐의도 모두 인정했다.

이미희씨의 막내아들 이모(15)군은 미성년자 신분이어서 다른 용의자들과는 별도로 심사를 받게 된다. 함께 체포된 용의자 에릭 현(26)씨는 지난 11일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사전심리를 포기한 이현지(25·여)씨는 모습을 나타내지 았았다.

에릭 현씨와 이현지씨에 대한 기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12일 귀넷 카운티 경찰은 한국 국적자 조세희씨를 살해한 혐의로 이준호씨를 비롯한 한인 6명을 체포했으며, 3형제의 어머니 이미희씨도 지난 11일 7번째 용의자로 체포했다.

증인으로 참석한 귀넷 카운티 경찰 안젤라 카터 형사는 법정에서 “자동차 트렁크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피해 여성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왔다가 용의자들에게 구타와 냉찜질 등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용의자 중 1명이자 3형제 중 막내인 이모(15)군에 따르면 숨진 여성은 이 집단에서 탈출하려 시도했으나, 일단 입단식이 치러지면 중간에 그만둘 수 없었다고 카터 형사는 밝혔다.

카터 수사관은 또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3형제의 어머니 이미희가 숨진 조세희씨에 대한 고문살해 과정과 사망 후 시신 처리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증언했다.

카터 수사관은 “이미희씨는 텍스트 메시지로 에릭 현씨에게 ‘조세희에게 음식을 주지 말 것, 물을 제한할 것’ 등을 지시했으며, 조씨가 사망한 이후에는 자신의 아들들과 다른 용의자들에게 조씨가 숨진 장소인 지하실을 청소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리에서 경찰은 살인혐의로 체포된 이미희씨의 남편이자 3형제의 아버지 이지용(56) 목사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증언을 했다.

이지용 목사 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로렌스빌 주택 지하실에서 고문을 받던 조세희씨가 속옷 차림으로 1층으로 올라가 이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사건 초기 범행 공모를 부인했던 이 목사를 8번째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귀넷카운티 경찰은 이날 증언에서 숨진 조세희씨의 어머니를 심문한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씨의 어머니는 경찰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 전자여행 허가서를 받아 3개월 단기 체류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한 딸이 한국에서 발생한 한 사건의 트라우마로 인해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으로 ‘그리스도의 군사’조식에 가입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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