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는 폭염·동부는 홍수 ‘몸살’
미 자연재해 피해 속출
전 세계 곳곳이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도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남서부 지역은 폭염과 산불로 뜨겁게 달아올랐고 북동부 지역은 폭우로 인한 홍수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교통편도 마비돼 2,600여 편이 넘는 비행기가 결항됐다. 국립기상청은 폭염과 폭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해 미국의 여름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남서부 16개 주에선 100도가 넘는 폭염이 1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상공에 강한 고기압이 버티면서 고온의 공기 덩어리를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 때문이다. 지난 15일 LA 북부 랭케스터와 팜데일 지역은 기온이 111도까지 올라갔으며 이러한 폭염은 약 2주 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스벨리는 지난 16일 낮 기온이 133도까지 치솟아 1913년 7월 1일 기록된 134도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웠다. 애리조나주의 낮 최고기온은 10일 넘게 110도를 넘겼고 30일 이상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폭염으로 인해 지난 주말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 발화된 산불은 총 5개로 늘어난 가운데 8,500에이커 가까이 전소시키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와 반대로 북동부 지역은 토네이도와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잇따랐다. 펜실베니아주 벅스 카운티 당국은 16일 갑작스러운 홍수로 최소 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상태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30분께 필라델피아 북동쪽에 위치한 벅스 카운티 어퍼메이크필드에서 폭우로 돌발 홍수가 발생해 자동차 11대가 물에 잠겼다. 소방관들이 출동해 10명을 구조했으나 3명은 결국 사망하고 하루 뒤 시신 2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해당지역에서는 불과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6~7인치의 비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악천후로 인한 교통대란도 이어졌다. 플라잇어웨어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국 전역에서 2,600여 편의 항공기가 취소됐고 7,900여 편의 항공기가 지연됐다. 연방 항공청은 미 전역 공항들 중 북동부 지역이 가장 큰 혼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뉴저지주 뉴왁국제공항과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는 뇌우 때문에 한때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6일 성명을 통해 올 들어 폭염, 가뭄, 산불, 홍수, 토네이도 등 기후재해로 인한 피해액이 12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7개월 만에 지난해 피해액 180억 달러의 3분 2를 넘어서는 수준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