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 학부모’도 트럼프 정부에 뿔났다… 인체 유해 화학물질 규제 완화

마가 내 ‘마하’ 조직, EPA에 반기
살충제·화학물질 규제 완화 비난
“내년 중간선거 공화당 위험” 저격

JD 밴스(오른쪽) 미국 부통령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뉴욕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행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JD 밴스(오른쪽) 미국 부통령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뉴욕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행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화학 물질 규제를 완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세력이 분열되고 있다. 환경 규제 완화는 통상 진보 환경 단체가 반대해 오던 의제지만 이번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 내 학부모들까지 합세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마가 내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조직 활동가들이 EPA에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하 활동가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리 젤딘 EPA 청장 해임을 청원했는데, 이유는 “젤딘 청장이 미국 가정과 어린이의 안녕보다 화학 기업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하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주도로 출범한 일종의 사회 운동이다. 병원에 가기보다 더 나은 영향과 환경을 갖추는 데 집중하며, 식품 시스템을 개혁하고 환경 독소를 줄이자고 주장한다. 유기농 식품과 자녀 건강에 관심이 많은 마가 진영 학부모 단체와 건강 인플루언서들이 주축이 되며, 이들을 통틀어 ‘마하 엄마들(MAHA Moms)’이라 부르기도 한다.

리 젤딘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올해 2월 워싱턴 EPA 본부에서 수도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리 젤딘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올해 2월 워싱턴 EPA 본부에서 수도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현재 마하에서 가장 비난하는 EPA의 정책은 인체 유해 논란이 있는 제초제 ‘디캄바’ 사용 허가와 자연 분해되지 않고 인체에 축적되는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PFAS)’ 관련 규제 완화다. 포름알데히드 노출 기준치를 두 배로 늘리고, EPA 화학 물질 담당 최고위직에 화학기업 출신 변호사와 로비스트들을 대거 임명한 것도 이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EPA가 화학 업계 로비에 굴복해 공중 보건 위험을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 ‘마하 엄마들’의 주장이다. 마하 활동가이자 영양사 코트니 스완은 젤딘 청장 해임 청원에서 “EPA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마하 정신에 완전히 반하는 행보”라고 비난했다.

마가 내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보수 여성들을 위한 건강 팟캐스트 운영자로 유명한 알렉스 클라크는 “나는 골수 보수주의자이지만, EPA가 계속해서 엄마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NYT는 “전통적인 환경 단체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 규제 완화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적어도 현재 행정부 관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마하 운동가들”이라고 분석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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