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도 살인 더위’… 데스밸리서 에어컨고장 차 몰던 60대 숨져
▶ 타이어 2개 펑크… “열 관련 질환 사망 추정”
한낮 기온이 섭씨 52도(화씨 126도)까지 치솟은 미국의 사막 지대 ‘데스밸리'(Death Valley)에서 차를 몰고 가던 60대 남성이 사망했다.
7일 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0시께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 내 노스 하이웨이 도로 옆 27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한 남성이 차 안에 숨져 있는 것을 공원관리소 직원이 발견했다.
관리소 직원은 도로에서 벗어난 곳에 세단 한 대가 서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다가갔다가 차 안에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발견하고 공원 경비대에 연락했다.
경비대와 함께 관할 보안관과 검시관이 현장에 출동해 이 남성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사망자의 신원은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65세 남성으로 밝혀졌다.
차량의 바퀴 자국은 포장도로에서 갓길과 그 바깥쪽의 바위가 섞인 모래턱으로 이어져 있었으며, 타이어 2개가 펑크 난 상태였다.
또 차량 내 에어컨이 고장 난 상태로 파악됐다. 발견 당시 운전석 창문은 아래로 내려진 상태였다.
초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극심한 더위 속에 열 관련 질환을 앓다가 차를 제대로 운전하지 못하고 도로를 벗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전날 이곳의 낮 기온은 섭씨 52.2도(화씨 126도)까지 치솟았고, 밤새 최저 기온도 36.7도(화씨 98도)로 높았다.
데스밸리는 1913년 섭씨 56.6도를 기록해 지구상의 최고 기온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된 바 있으며, 2020년 8월에는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인 54.4도를 기록했다.
데스밸리에서는 도로가 뜨겁게 달궈지면서 주행 중인 차량의 타이어가 펑크 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미 남서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하순부터 예년보다 심한 폭염으로 산과 계곡, 사막 지형 등이 험준한 국립공원에서 여행객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텍사스주 빅벤드 국립공원에서 함께 하이킹하던 14세 소년과 31세 아버지가 숨졌으며, 지난 2일에는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혼자 하이킹하던 57세 여성이 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