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40원 낙하…“원화 강세 너무 가파르다”
1,266.6원… 1,250원대 눈앞, 달러화 하락에 동반 급락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최근 너무 가팔라져 한인 비즈니스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불과 일주일만에 40원이 수직 낙하했는데 달러 약세에 한국에서 물건을 사와야 하는 무역업계와 모국 여행에 의존하는 관광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이다. 올해 말까지 추가적인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원 오른 1,266.6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4.2원 오른 1,270.0원에 개장했으나 장중 상승 폭을 줄여 1,260원대 중반에서 약보합과 강보합을 오갔다.
특히 1거래일 전인 지난 14일에는 장중 1,260.3원까지 떨어지면서 1,250원대 진입이 가시화 되기도 했다. 불과 이달 초에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1,308원이었음을 고려하면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다. 당시 달러화 약세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환전을 미뤘던 한인 여행객이나 한국 상품 매입을 미뤘던 비지니스 오너라며 지금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작년 ‘킹달러’라는 말이 무색하게 달러화의 힘이 최근 떨어지면서 환율 시장의 급변동을 불러왔다. 이날 마켓워치에 따르면 유럽 유로화, 일본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 인덱스는 99.58을 기록했다. 지난주에만 2% 넘게 하락했는데 원화 뿐만 아니라 다른 통화와 비교해도 절대적인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 12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3.0%로 나오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기대감이 출현해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물가 문제가 해결된 만큼 향후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가 추가 금리 인상을 멈춰 달러화 약세를 낳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이달 말로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다. 연준은 이달 25~26일 열리는 FOMC를 개최하는데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장 컨센서스가 추가 인상으로 기울어져 있는 만큼 금리를 올리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단기 변동성을 낳을 수는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 원화 가치의 강세의 근거”라며 “한국 내부 경제지표 측면에서는 수출입 상황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경제 학자들은 달러화 약세 기조는 글로벌 현상이고 앞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긴축 종료로 강달러가 저물고 약달러가 도래할 것이란 분석이다.
본격적으로 원화 강세가 시작된 만큼 한인 비즈니스 업계도 환율 시장 변동을 본격적으로 할 때다. 무역 업계의 경우 단기간 원·달러 환율이 올라갔을 때 선주문을 해야 향후 환율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여행 업계의 경우 하반기 원화 강세가 사업에 악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일반 한인들 입장에서는 올 여름 한국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다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원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 달러가 약화될 수록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원화가 줄어들고 미국 크레딧 카드로 결제할 시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라면이나 김치, 김 등 한국에서 수입되는 식품과 물건들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게 돼 한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하는 부담은 줄어들어 미국 거주 유학생이나 주재원들에게는 긍정적이다. 또한 한국에서 LA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들의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