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시점 정해놓은 전작권 전환, 위험”
문재연 기자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핵심 군사역량 확보가 우선”
문재인 정부 당시 연합방위 지휘
주한미군 배치 변화도 우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18일 서울 중구 앰베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제26-1차 한미동맹 컨퍼런스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스1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시한을 앞세우면 대북 억지력과 방어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한미군 병력 배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북한의 오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대담 프로그램 ‘캐피털 케이블’에 출연해 “시간 기반 계획은 근본적으로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한국군에 여전히 작전상 미비점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의로 시기를 정했는데, 몇 가지 핵심 군사적 역량이 확보되지 않았다면, 그건 허점이 되며 실제 북한에 대한 억지력과 방어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한국군의 군사적 역량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조건 기반 전환 계획은 연합 방어와 억지력 두 가지를 모두 강화하기 위해 수립됐다”며 “전환 시기를 정하는 것보다 실제 전쟁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해 미 의회 청문회에서 2029년 1분기를 전환 조건 충족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르면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한국이 전작권 전환의 전제인 군사적 역량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2020년 전작권 전환 조건을 92% 충족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당시 그 수치는 92%에 훨씬 못 미쳤다”고도 반박했다. 다만 이는 전직 사령관의 평가로, 한미 군 당국의 최신 공동 검증 결과와는 구분된다.
전작권 전환을 주권 문제로 접근하는 한국의 접근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주권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주권을 강조하는 목소리에 한국군의 일방적 행동을 추구하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게 자신의 견해라고 했다.
한미가 합의해 추진해온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 체제로의 전환이다. 양국은 전환 이후에도 연합방위체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전작권 전환 자체가 양국 군사협력의 종료를 뜻하는 건 아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역할과 배치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앞으로 제한된 전력을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한국 내 병력 배치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신호가 보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오해·오판·실수’는 적대행위 재개의 주요 원인이 된다며 “지금은 북한이 잠재적으로 오해를 하거나 오판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주한미군의 역할 및 배치 변화 가능성은 북한의 오판 가능성이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의 최종 결정은 정치인과 외교관이 내리겠지만, 현장 지휘관들은 위험을 줄이고 억지력과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군사적 조언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1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주한미군사령관과 한미연합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을 겸임한 예비역 미 육군 대장이다. 한국 부임 전에는 미 육군 전력사령관을 지냈으며, 1982년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39년간 복무하며 걸프전과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경험했다.
- 문재연 기자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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