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인디애나서도 등 돌린 공화당… 트럼프 “의원 교체돼야”
공화당 유리한 선거구 조정안 부결
마이애미에선 30년 만 민주당 시장
트럼프 지지율 하락에 당은 역풍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릴랜드 볼티모어에서 열리는 미 육군-해군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1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나서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텃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곳곳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약세를 보인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선거구 재조정 안을 거부하는 주도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를 위해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인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이 오히려 공화당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하원에서 과반수로 통과된 사안에 반대표를 던진 인디애나주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며 “이들 모두 예비선거에서 교체돼야 하며, 난 그걸 도울 것”이라고 썼다. 이틀 전 인디애나주 상원에서 진행된 선거구 재획정안 투표가 찬성 19표에 반대 31표로 부결된 일을 꼬집은 것이다.
이번 법안이 통과됐을 경우 공화당은 2석을 더 얻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공화당 의원 중 21명이 반대 의견으로 돌아섰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당내 반발이다. 인디애나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모두 큰 표 차로 이긴 대표적인 공화당 텃밭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법안의 필요성에 회의적이던 인디애나주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최근 자신들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욕적인 언사가 계속되자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나쁜 놈, 멍청한 놈”이라 부르거나 “선거에서 졌으면 좋겠다”고 저주하는 등 공격했기 때문이다.

미국 인디애나주 상원에서 선거구 재획정 법안이 부결된 11일, 한 시위자가 ‘나는 공정한 지도를 지지한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인디애나폴리스=AP 연합뉴스
최근 한 달간 공화당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11일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시장 선거에서 30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고, 조지아주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이겼다. 플로리다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마다 방문하는 별장이 있는 곳이자 그의 정치적 본진이고, 조지아주도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다. 톰 틸리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지금 상황은 2018년 중간선거 때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적어도 그 당시엔 유권자들이 무언가를 잃는다는 느낌이 없었지만, 내년엔 (의료비 인상 등으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영향력에 대해 자신만만하다. 내년에는 적극적으로 공화당을 도와 선거 운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주로 해외 순방에 집중했던 올해와 달리 미국 곳곳을 누비겠다는 자세다. 그러나 공화당에서는 역풍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1일 발표된 AP와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경제 정책 운영 방식에 찬성하는 미국 성인은 31%에 불과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임기를 합쳐 최저치다.
AP는 “공화당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물가 등) 지난해 그의 재기를 이끌었던 바로 그 쟁점에서 지지율을 잃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에 미치는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징후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