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스, 다시 시작되는 ‘Red October’…애틀랜타 넘어야 가을야구 계속된다
29일부터 브레이브스와 와일드카드 3전2승제
정규시즌 열세에도 강력한 선발진 앞세워 또 한번 ‘가을 반전’ 노린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Red October’ 무대에 올랐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던 필리스는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5년 연속 가을야구 티켓을 확보했다. 이제 상대는 익숙한 라이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내셔널리그 6번 시드 필리스는 29일부터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3번 시드 브레이브스와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른다. 3전2승제로 진행되는 이번 시리즈는 29일과 30일 오후 2시에 열리며, 1승1패가 될 경우 10월 1일 같은 시간 3차전이 진행된다. 세 경기 모두 애틀랜타 원정경기다.
필리스의 2026년은 순탄하지 않았다. 시즌을 9승19패로 출발하며 일찌감치 위기에 몰렸고 시즌 마지막 주에도 포스트시즌 탈락 가능성에 직면했다. 그러나 결국 88승74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마지막 와일드카드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애틀랜타는 94승68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정상에 올랐다.
정규시즌 전적만 보면 애틀랜타가 유리하다. 브레이브스는 올 시즌 필리스를 상대로 13경기에서 9승4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두 팀의 최근 역사는 전혀 다르다. 필리스는 2022년과 2023년 모두 정규시즌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던 애틀랜타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3승1패로 꺾었다. 당시에도 브레이브스가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짧은 시리즈에서는 필리스가 웃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필리스가 기대를 거는 가장 큰 이유는 선발투수진이다. 1차전 선발은 좌완 헤수스 루자르도다. 어깨 염증으로 9월 한동안 결장했던 루자르도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짧은 구원등판으로 복귀했고, 애틀랜타와의 1차전 선발 임무를 맡았다. 상대 선발은 브레이브스의 에이스 크리스 세일이다.
루자르도가 긴 이닝을 책임지기 어렵다면 신인 앤드류 페인터가 뒤를 이어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2차전에는 크리스토퍼 산체스가 선발로 나설 예정이며, 시리즈가 3차전까지 갈 경우 잭 휠러 또는 애런 놀라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필리스가 자랑하는 선발진이 얼마나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느냐가 이번 시리즈의 핵심이다.
공격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트레이드 마감일에 합류한 루이스 아라에즈가 발목 부상으로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서 빠졌다. 브라이스 하퍼와 카일 슈와버 등 중심 타자들이 좌타자인 상황에서 세일을 비롯한 애틀랜타 좌완 투수들을 어떻게 공략할지도 관건이다. 트레아 터너와 알렉 봄, J.T. 리얼무토, 에드문도 소사 등 우타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필리스에는 또 하나의 무기가 있다. 시즌 중 합류한 강속구 마무리 조안 듀란이다. 지난 몇 년간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필리스로서는 경기 후반 확실하게 승리를 지킬 수 있는 투수의 존재가 큰 힘이다. 선발투수가 6~7회까지 버틴 뒤 듀란에게 리드를 넘길 수 있다면 짧은 시리즈의 경기 운영은 훨씬 단순해진다.
결국 이번 시리즈는 많은 득점을 주고받는 난타전보다 투수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애틀랜타 역시 세일을 앞세운 강력한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어 한두 차례의 득점 기회가 경기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가 기대를 거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2022년 월드시리즈 진출과 202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경험한 하퍼, 슈와버, 터너, 봄, 리얼무토, 휠러, 놀라 등 주축 선수들은 이미 포스트시즌의 압박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번에는 홈구장 시티즌스 뱅크 파크의 열광적인 응원도 없이 애틀랜타에서 모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정규시즌 성적과 상대전적 역시 브레이브스에 뒤진다. 하지만 필리스는 과거 두 차례 애틀랜타를 상대로 보여줬듯 정규시즌의 숫자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것이 짧은 포스트시즌 시리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험난했던 162경기는 끝났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 두 번의 승리다. 필리스의 2026년 ‘Red October’가 사흘 만에 끝날지, 또 한번 예상 밖의 긴 가을로 이어질지는 애틀랜타에서 결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