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정보근절법 위헌 지적에… 與 ‘내란재판부법 먼저 처리’ 유력 검토

내란재판부법 이어 허위정보근절법도
법사위 통과 후 위헌 논란에 수정 착수
與, 위헌성 제거 위해 순서 교체 가능성
“졸속·땜질 입법” 국민의힘 반발 커질 듯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민경석 기자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민경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여권 지지층의 요구가 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2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른바 ‘허위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22일 상정하고 이튿날(23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올려 처리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상정 순서를 바꾸는 방안을 막판 고심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허위정보근절법에 대한 ‘위헌 소지’ 논란이 제기되면서 법안 수정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22일 본회의 직전 처리 순서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본회의 상정 이틀 전 ‘수정안 마련’ 결정한 與

사실상 확정되다시피한 법안 처리 순서에 변화 여지가 생긴 것은 허위정보근절법 때문이다. 허위정보근절법은 언론사 등이 허위·조작 정보를 고의로 유통할 경우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청래 대표가 검찰·사법개혁과 함께 ‘연내 처리’를 공언한 언론개혁 차원의 법안이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22일 본회의에 상정한 다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면 23일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고 강행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신설된 ‘허위정보 유통 금지’ 조항을 두고 언론계 등에서 ‘개악’이란 반발이 분출하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민주당이 뒤늦게 “단순 오인·착오 및 실수로 생산된 허위 정보를 원천적으로 유통 금지하는 경우 헌법재판소로부터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어 이를 조정한 뒤 수정안을 발의해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친여성향 참여연대조차 21일 민주당의 수정안 발의 방침에 대해 “법안의 본질적인 위헌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며 법안 폐기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민주당에선 허위정보근절법 처리를 하루 미루는 방안이 급부상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내란전담재판부는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위헌 소지를 최소화한 수정안을 상정하기로 결정했고, 정책위원회가 중심이 돼 수정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상황”이라며 “허위정보근절법의 경우, 본회의를 불과 이틀 앞두고 수정안을 올리기로 결정한 만큼 보다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野 “민주당, 반성 없이 졸속·땜질 일관”

민주당이 상정 순서를 바꾼다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22일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대법원이 전담재판부 설치 예규를 제정키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내란전담재판부 필요성이 확인돼 법안 처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간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온 터라 22일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최종 추인받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반발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에서 강행 처리한 법안들을 본회의 직전 잇따라 수정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반성과 숙의는커녕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졸속과 땜질로 일관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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