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간 당권주자 3인…전북서 마주친 김민석과 정청래 ‘신경전’
김현우 기자
김민석 “친명 되는데 부족함 있다면 반명 되는 것”
송영길 “홍명보 같은 정청래, 총선 어떨지 걱정”
정청래 “탈당 않은 제가 승리 위한 통합 적임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가 3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있다. 박시몬 기자
10일 나란히 호남을 찾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서로를 겨냥한 견제구를 쏟아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에서 당권 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 전북도당 상무위원회의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이 국회 외부 일정에서 마주친 것은 지난 3일 민주당 워크숍 이후 처음이다. 행사 직전 웃으며 악수를 나눈 두 사람은 곧 뼈 있는 말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연출했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서 정 전 대표를 비판할 때 쓴 ‘자기 정치’란 말을 소환했다. 그는 “지금은 자기 정치를 할 시간도, 대선의 시기도 아니다”라며 “모두가 친명이 돼야 하는데 부족함이 있다면 결과적으로 반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탈당’ 키워드로 맞받았다. ‘후단협’ 사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김 전 총리를 에둘러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정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노무현의 가치를 우리는 알게 됐다”며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통합 적임자는 한 번도 당을 떠나지 않은 저다”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은 정 전 대표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전 총리는 전주갑 당원들과 만나 “내일모레 총선을 하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지율에 대해서도 “1년간 쫓아오지도 못한 국민의힘이, 일부 조사에서는(민주당을) 이기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이날 광주KBS 라디오에서 정 전 대표를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비유하며 “이런 감독 체제에서 우리가 총선을 치르면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즉각 맞받았다. 정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한 분인데 정당은 여러 정당이 있어 분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지율은 계속해서 오르내린다며 “지지율이 높으면 높다고 공격하실 건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정 전 대표는 출마 시점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때가 되면 하겠다”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12일을 전후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이날 당권 주자들은 호남 당원들과 만나며 접촉면을 늘려갔다. 정 전 대표는 전남광주 조선대 특별강연회에 참석해 ‘국민이 지킨 나라, 민주적 국민정당’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전 총리도 같은 행사 강연 요청이 들어왔으나 검토 끝에 불참했다. 대신 김 전 총리는 이원택 전북지사와 면담을 진행하고 군산을 방문하는 등 전북 지역 당원들을 만났다. 송 의원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광주양동시장을 연이어 찾았다. 저녁에는 청년 당원들과 치맥파티도 했다.
- 김현우 기자wit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