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칩, 대만→미국→중국 경로로 수출…美서 안보심사”

미중 간 AI 패권 경쟁 의식한 행보
수출세 부과 위헌 논란도 회피 가능
“칩 자체 검토는 안보 효과 없다” 비판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중국 수출이 허용된 엔비디아 칩 H200이 대만에서 생산된 뒤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보내진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주요 물품인 만큼 미국 정부는 중국으로 수출되는 칩에 대해 직접 안보 심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수출이 허용된 엔비디아 칩은 미국에서 안보 심사를 받은 뒤 중국으로 선적된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칩이 사실상 전량 대만 TSMC에서 생산되고 있어, 안보 심사를 받게 된다면 칩을 대만에서 미국으로 보낸 뒤 심사를 마치고 중국으로 보내는 경로를 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이 같은 경로를 택한 이유는 엔비디아 칩 수출이 미중 간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30개월 동안 상무부 장관이 첨단 칩에 대해 중국 수출 허가를 거부하도록 하는 ‘안전하고 실현 가능한 수출 반도체법'(SAFE법)이 미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발의되는 등 H200 칩의 중국 수출 허용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엔비디아 칩이 미국을 거쳐 중국에 수출되면 매출의 25%를 정부가 받기로 한 데 따른 법적인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자국 기업이 수출하는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대만에서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수출하면 엔비디아 칩이 대만에서 미국으로 들어올 때 관세나 수입세 등을 부과해 이 같은 논란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의 안보 검토가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WSJ는 “안보 문제의 핵심은 칩이 어디로 흘러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제품 자체를 검토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진다”고 짚었다. 미 의회에서는 엔비디아 칩이 중국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이 자체 안보 우려로 미국 칩을 자국군에 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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