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유조선 억류… “석유는 우리가 보유”

“불법 석유운송 네트워크 연루”
베네수엘라 주요 수입원 겨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업 지도자들과의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업 지도자들과의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방위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번에는 유조선을 억류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입원을 겨냥한 조치다.

미국 CNN방송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앞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대형 유조선 한 척을 나포했다”며 “정말 거대한, 사실상 역사상 가장 큰 유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유조선에 있던 석유에 대해 “우리가 계속 보유할 것 같다”고 덧붙이며 “다른 일들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억류 이유에 대해서는 “매우 타당한 이유”라고만 설명했다.

영국 해상 위험 관리 그룹 뱅가드에 따르면 이날 오전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스키퍼’라는 이름의 유조선이 나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키퍼호는 베네수엘라의 메레이 중질유를 선적한 뒤 이달 4, 5일쯤 베네수엘라 주요 석유 항구인 호세항에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은 이후 엑스(X)에 무장 요원들이 헬리콥터에서 로프를 타고 배에 내려와 총을 겨누고 갑판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해당 유조선은 외국 테러 조직을 지원하는 불법 석유 운송 네트워크에 연루돼 수년간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왔다”며 “제재 대상 석유의 운송을 막기 위해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수사국, 미국 해안경비대가 국방부 지원을 받아 압류 영장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유조선 억류는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를 노린 조치로, 수개월에 걸친 마약 운반선 의심 선박 공습으로 80명 이상을 사살한 데 이어 나온 새로운 압박 수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그 뒷배경으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 측근을 축출하려 하고 있다. 전날 공개된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해 “그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일원인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노려 국가 전복을 꾀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공개 행사 연설 일정이 있었지만, 유조선 나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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