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에 ‘전액 현금’ 적대적 인수 선언

CNN 등 포함 주당 30달러 인수 제안
“주주들에게 넷플릭스보다 많은 현금”
“반독점 심사 과정에서도 유리하다”

8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파라마운트 로고.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8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파라마운트 로고.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넷플릭스의 승리로 끝난 것 같았던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파라마운트가 다시 뛰어들었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와 현재 체결한 계약보다 더 많은 현금을 제안한다”며 공개매수를 선언했으며, 규제 당국 승인 과정에서 자신들이 더 유리한 상황에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 CNBC방송 등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8일(현지시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 대한 1,084억 달러(약 160조 원) 규모 적대적 인수를 제안했다. 이번 인수 제안에는 넷플릭스가 포함하지 않았던 CNN 등 TV 네트워크까지 모두 포함됐다. 제안한 주당 인수가격은 30달러로, 지난주 워너브라더스가 거부했던 조건과 동일하다.

적대적 인수란 대상 기업의 경영진이나 이사회 동의 없이 기업 지배권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워너브라더스 경영진은 지난 5일 넷플릭스와 720억 달러(약 106조 원) 규모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기업가치 기준으로는 827억 달러(122조 원)에 달한다. 넷플릭스의 제안은 주당 27.75달러로, 그 중 23.25달러가 현금, 4.5달러는 주식이었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현금이 최고인 월가에 있다”며 “주주들에게 넷플릭스와 현재 체결한 계약보다 176억 달러 더 많은 현금을 제안하고 있으며, 워너브라더스 주주들은 이 기회를 마땅히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넷플릭스보다 “더 확실하고 빠른” 경로라는 것이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이 7일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설립자의 아들이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이 7일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설립자의 아들이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파라마운트는 또한 자신들의 제안이 규제 당국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1위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와 3위 업체인 워너브라더스(HBO맥스)를 통합하는 것에 반독점 당국이 회의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더해 앨리슨 가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깝기로 유명하다. 트럼프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투자회사와 여러 중동 국영 투자 펀드가 자금 지원을 약속한 상태이기도 하다. 엘리슨 CEO는 인터뷰에서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자신들이 유리한 지위에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거래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루 전날만 해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다. 그는 “거래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며 “그들 중 누구도 내 친한 친구는 아니지만,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너브라더스 측은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검토해 10영업일 이내에 주주들에게 권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다만 워너브라더스가 파라마운트로 인수 기업을 변경할 경우 넷플릭스에 28억 달러(약 4조 원)의 해지 수수료를 내야 한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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