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좋다” 역대 최고… 이 대통령·다카이치 셔틀외교 효과? [한일 공동여론조사]

도쿄=류호 특파원

[한국일보·요미우리 2026 한일 공동 여론조사]
한국인 66.7%, 일본인 59% “한일관계 좋다”
한국서 첫 60%대, 일본선 19년 만에 가장 높아
“관계 나빠질 것” 韓 24.1→6.5%, 日 24→3%
韓 80.1%, 日 77% “李·다카이치 돈독하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선물한 안경테를 착용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안경을 끼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국인과 일본인 각각 10명 중 6명이 현재 한일관계가 “좋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일관계가 좋다’고 답한 한국인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고, 일본인도 2007년 조사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한국에서 진보 성향 이재명 정부, 일본에서 강경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출범하며 자칫 한일관계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고 상대방 국가를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통해 한일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 양국 국민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일보가 창간 72주년(6월 9일)을 맞아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지난달(본보 14~15일, 요미우리 15~17일) 18세 이상 한국인 1,000명, 일본인 1,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한일관계 인식 추이. 그래픽=박종범 기자

이번 조사에서 ‘한일관계가 좋다’고 답한 한국인은 66.7%로 지난해(55.2%)보다 11.5%포인트(p)나 뛰었다. 지난해(12.7%p 상승)에 이어 2년 연속 증가 폭이 두 자릿수나 됐다. 본보와 요미우리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95년 이래 해당 문항에서 60%대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한일 과거사 문제에서 전향적으로 평가받는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물러나고 정반대 입장인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했지만,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긍정적 인식은 여전했다.

한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일본인도 6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 조사에서 한일관계가 좋다고 답한 일본인은 약 59%로, 지난해(약 52%)보다 약 7%p 상승했다. 올해 수치는 2007년(약 73%)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앞으로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한국인과 일본인은 각각 37.4%, 약 19%로 조사됐다. 지난해 각각 35.8%, 약 6%였던 점을 고려하면 일본은 크게 증가했다.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일본인은 지난해 약 24%에서 올해 약 3%로 21%p나 감소했고, 한국인도 24.1%에서 6.5%로 줄었다. 지난해 조사 시기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라 염려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지만, 1년 만에 염려는 기대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선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대(對)일본 강경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일본을 적대적으로 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1월 13일 일본 나라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환담장에서 드럼 합주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다만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한국인 지난해 41.2%→올해 40.9%, 일본인 약 43%→약 49%), 친밀감(한국인 41.3%→42.9%, 일본인 약 47%→약 49%) 조사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양국 간 우호 관계가 유지되길 바라며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더 잘 지내야 한다는 기대도 컸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 정상 간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인의 80.1%, 일본인의 약 77%가 ‘돈독히 지내야 한다’고 답했다. ‘돈독하게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은 한국인 16.7%, 일본인 약 14%였다.

이재명 대통령,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관계에 대한 기대 조사. 그래픽=박종범 기자

두 정상은 올해 상대국 정상의 고향을 차례로 방문했다. 양국 정상이 상대국 정상의 고향을 방문한 첫 사례로, 정상 간 상대국을 상호 왕래하는 셔틀 외교가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편집자 주] 이렇게 조사했다

한국일보는 광복 50주년을 맞은 1995년부터 6월 9일 창간 기념일에 맞춰 일본에서 최대 부수를 발행하는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과 함께 ‘한일 국민의식 공동 여론조사’를 31년째 실시하고 있다. 초창기는 부정기적으로 조사했으나 2013년부터는 매년 진행하고 있다.
한일 양국 국민의 한일관계, 상대국 신뢰도·친밀도, 중국·북한 등 주변국 인식 평가 문항을 매해 빠짐없이 넣고, 여론조사 당시 현안에 대해 양국 국민에게 동일한 문항을 질문한 뒤 비교한 결과는 그 자체로 역사적 자료가 됐다.
한국일보의 올해 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8세 이상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휴대폰 면접조사 방식으로 지난달 14, 15일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요미우리신문은 사내 여론조사부를 통해 지난달 15~17일 18세 이상 일본인 1,040명을 상대로 유무선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한국일보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요미우리는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해 수치를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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