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USMCA ‘재협상’ 우려에 한국 대기업들 “협정 연장해야”
USTR에 ‘협정 연장’ 의견서 제출
삼성·LG “품목 관세 면제해야”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서밋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한국 기업인들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국내 주요기업 CEO 등이 참석했다. 산업통상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연장하지 않거나 개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그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해 온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협정 유지를 요청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내년 7월 1일 예정된 USMCA 공동 검토를 앞두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3~5일 공청회를 앞두고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접수된 의견은 지난 3일 기준으로 총 1,515건이다. 여기에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생산 시설을 두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포함됐다.
USMCA는 1990년대에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협정이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타결해 내년 재검토를 앞두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USMCA를 재협상하길 원한다고 밝혀왔다. 산업계에선 미국이 USMCA를 개정하거나 연장하지 않을 경우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해 온 기업들의 관세 부담이 커지고 공급망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USMCA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서 삼성의 투자와 통합 공급망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미국이 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에 대한 무관세 원칙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성은 멕시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에서 TV, 모니터, 생활가전 등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LG전자는 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 50% 세율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LG전자는 멕시코에서 생활가전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북미에 첨단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할 때 USMCA를 중요하게 고려했다면서 미국이 USMCA의 유지와 지속성을 우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의 대미 투자 계획을 거론하면서 “(USMCA) 협정 연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 계획에 실질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에 소속된 기아차는 멕시코에서 만든 차량을 미국에 수출한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