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다리 후리기!”… 유도 기술로 곰 내쫓은 日 라멘 식당 직원
새벽 5시 가스 밸브 열러 나갔다가 1m 곰 만나
“처음엔 큰 개인 줄… ‘크아’ 소리 내며 공격해”
생존 위해 반격… 다리 걸린 곰, 넘어진 뒤 도망

일본 아오모리현에 있는 라멘 식당 ‘멘코보 텐야’의 직원 미야기 마사시(57)가 아오모리TV(ATV) 취재진에게 곰의 습격을 받았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ATV 영상 캡처
유도의 ‘밭다리 후리기’ 기술로 곰을 내팽개친 일본 라멘 식당 직원의 사연이 화제다. 50대 남성인 그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곰을 만나면 죽은 척하라고 하지만, 갑자기 공격해 오니 그럴 여유가 없었다”며 “어린 곰이니까 살아남은 것이지, 다 큰 곰이었으면 무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일본 아오모리TV(ATV)에 따르면 일본 아오모리현 산노헤정에 위치한 라멘 식당 ‘멘코보 텐야’에서 일하는 미야기 마사시(57)는 지난 9일 오전 5시쯤 가게 앞에서 곰과 조우했다. 몸길이 약 1m에 달하는, 비교적 어린 곰이었다. 아침 영업 준비를 맡았던 마야기가 가스 밸브를 열기 위해 식당 건물 옆쪽으로 이동했는데, 곰 한 마리가 어슬렁대고 있었던 것이다.
미야기를 본 곰은 곧장 그에게 달려들었다고 한다. 미야기는 ATV 인터뷰에서 “처음엔 큰 개인 줄 알았는데, 곰이 ‘크아’ 소리를 내면서 달려들었다”며 “처음에는 내 얼굴을, 곧이어 옆구리를 공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본 아오모리현에 있는 라멘 식당 ‘멘코보 텐야’의 직원 미야기 마사시가 아오모리TV(ATV) 취재진에게 자신을 습격한 곰을 상대로 구사한 ‘밭다리 후리기’ 기술의 시범을 보이고 있다. ATV 영상 캡처
피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던 미야기는 생존을 위해 반격에 나섰다. 무의식중에 나온 건 유도 기술이었다. 미야기는 “곰은 마치 통나무 같았다. 주먹으로 쾅쾅 때렸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다리를 걸어 ‘밭다리 후리기’로 넘어뜨렸다”고 말했다. 무기도 없는 인간으로부터 일격을 당한 곰은 굴러 넘어졌고, 결국 도망쳤다고 한다.
미야기는 얼굴에서 피가 흘러내렸으나, 라멘 육수 준비 업무를 그대로 수행했다. 119 신고는 나중에 출근한 식당 주인이 부상을 당한 그를 보고 나서야 이뤄졌다. 눈 근처가 찢어진 미야기는 상처 부분을 10바늘 꿰맸고, 갈비뼈에도 전치 4주의 골절상을 입었다.
미야기의 일터인 라멘 식당은 현재 임시 휴업 중인 상태다. 점포 주변에는 곰의 침입을 막는 울타리가 설치될 예정이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올해 곰의 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13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다. 곰 출몰 신고도 상반기(4~9월)에만 2만 건을 넘어섰다. ATV는 “통상 곰은 11월 하순쯤 겨울잠에 들어가지만, 먹이가 부족하면 동면을 늦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본 아오모리현에 있는 라멘 식당 ‘멘코보 텐야’. ATV 영상 캡처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