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투표제로 두 쪽 난 민주당 지도부··· 친명 “李 대통령 유산” 친청 “당헌 위반”
박준석 기자 외 2명
비공개 최고위서 결론 못 내
당헌·당규 위반 두고 평행선
‘청년 최고위원’ 도입도 이견
주말 최고위서 최종 담판 시도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한 문정복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강득구 최고위원, 한 대표 직무대행, 황명선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0일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선호투표제에 찬성하는 친명(이재명)계와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친청(정청래)계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맞선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르면 12일쯤 최고위를 재소집해 최종 담판을 벌일 예정이나 진통이 예상된다.
또다시 최고위서 ‘명청’ 난투극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에서 선호투표제 적용과 청년 최고위원 도입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8일 심야 최고위 당시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당헌·당규는 결선투표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고 반발해 선호투표제 의결이 불발됐는데, 이날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김민석 전 총리를 지원하는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지난해 8·2 전대에 앞서 당무위가 후보자가 3인 이상인 경우 선호투표를 실시하는 안건을 의결했던 전례를 들어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한 친청계 최고위원은 “이번에도 입장 차만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진 공개 회의에서도 양측 간 공방이 이어졌다. 친명계 황명선 최고위원은 “1년 전 모두 찬성했고, 당시 이재명 대표가 고심 끝에 도입한 제도를 이제 와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청계는 “특정 목적을 위해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이성윤 최고위원), “위인설제(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제도를 만든다) 의심을 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박규환 최고위원)고 맞받았다.
기싸움은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1명을 2030으로 뽑는 청년 최고위원 도입으로 번졌다. 친청계 문정복 최고위원은 “16일이 후보 등록일인데, 청년 당원이 준비가 가능하겠느냐”며 대표가 지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청년으로 임명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청년과 함께하지 않으면 20년 지나면 민주당은 공룡이자 화석 정당이 된다”고 맞섰다.
초유의 표결이냐, 정치적 합의냐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전 총리가 10일 전주시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당사에서 열리는 민주당 상무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안팎에선 양측 입장이 워낙 팽팽해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정청래 전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에게 당헌·당규 위반 논란을 해소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후보 등록이 임박한 만큼 지도부가 표결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현재 최고위원 7명 중 4명이 친청계인 탓에 표결 시 안건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전대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일부 친청계 최고위원을 향해 “경기 뛰는 선수가 룰을 만드는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청계가 수적 우위를 앞세워 안건을 부결시키는 것도 적잖은 정치적 부담이 따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전대 규칙을 만드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 합의안을 계파의 유불리에 따라 수적 우위로 뒤집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전준위 내부에서도 친청계 행보에 대해 “월권” “전준위 무력화” 등 격앙된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한 전준위원은 “전준위는 친명, 친청 나눠서 갈등하는 구조가 아니다”며 “전준위가 결론 내린 사안을 최고위가 뒤집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