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이 깨운 코스피, 닷새 만에 7000선 탈환…개미는 여전히 ‘신중’

김민순 기자

알파벳 투자 확대에 반도체 투심 개선
외국인은 순매수, 개인은 사흘째 ‘팔자’
MS·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실적 ‘변수’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급락장을 겪은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도체 투자심리를 되살리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9.19포인트(4.40%) 상승한 7,096.89로 장을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약세를 보였지만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7,000선을 넘나든 끝에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7,000선을 넘긴 것은 15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코스닥도 39.19포인트(5.22%) 오른 790.28에 마감했다. 장중 매수세가 몰리면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지수 상승은 외국인이 견인했다. 알파벳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올해 자본지출(CAPEX) 계획을 기존 1,800억~1,900억 달러에서 1,950억~2,0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투자 축소 우려를 덜어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65%, 4.86%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20일부터 나흘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48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97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견인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가 반등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번 알파벳의 투자 확대가 “메모리 사이클 ‘피크아웃(고점 통과)’ 가능성 등을 완화해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사흘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는 등 경계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날 각종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반도체를 놔줘야 할 때인가”, “개미들도 (변동성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안 살 것” 등 상승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글이 잇따랐다. 이날 2조2,079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개인은 전날에도 1조2,193억 원어치, 21일 1조6,418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등 사흘간 5조 원이 넘는 자금을 빼냈다.

코스피가 향후 반등 흐름을 이어갈지는 주요 빅테크 실적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아마존 등의 실적이 시장 기대를 충족할 경우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지만, 반대일 경우 반도체 고점론이 재점화될 공산이 크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추가 상승은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여부가 관건”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반도체주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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