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경고’ 한 장 더 받으면 32강 못 뛴다… 피할 수 없는 VAR의 눈

손영하 기자

44경기 만에 직전 2개 대회 합산과 같아
즉시 퇴장 사유 1위는 ‘결정적 기회 차단’

벨기에의 나탕 응고이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G조 2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퇴장당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레드카드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조별리그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직전 두 차례 월드컵을 합친 것과 같은 수의 퇴장이 쏟아지면서 각 팀의 희비를 가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23일(한국시간)까지 치러진 조별리그 44경기에서 총 8장의 레드카드가 나왔다. 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나온 레드카드 수를 합친 것과 같은 규모다. 당시 두 대회에서는 총 128경기에서 각각 4장씩 총 8장의 레드카드가 나왔다.

더 주목할 부분은 퇴장의 성격이다. 이번 대회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8명은 모두 경고 누적이 아닌, ‘즉시 퇴장’ 판정을 받았다. 2022 카타르에선 1명, 2018 러시아에선 2명만 즉시 퇴장당한 것과 대조적이다.

퇴장 사유별로 보면, ‘결정적인 득점 기회 차단’이 5건으로 가장 많았다. 22일 G조 2차전 이란-벨기에 경기에서 벨기에 수비수 나탕 응고이(23·릴)는 치명적인 백패스 실수 이후 이란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34·올림피아코스)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뒤에서 잡아 넘어뜨렸고,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또 템바 즈와네(37·남아공)는 폭력 행위로, 아심 마디보(30·카타르)는 심각한 반칙으로, 미겔 알미론(32·파라과이)은 ‘입 가리기’로 각각 퇴장당했다.

역대 레드카드가 가장 많았던 대회는 2006년 독일 월드컵으로 총 28장이 나왔다. 이후 선수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판정 기준이 정교해지면서 퇴장 수는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비디오 판독(VAR)이 처음 도입된 2018년엔 단 4장에 그쳤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기술이사 데이비드 엘러레이는 “VAR 체제에서는 어떤 반칙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선수들이 알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을 자제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다른 흐름이다. VAR의 존재를 알면서도 순간적인 판단 실수나 과도한 몸싸움으로 퇴장을 자초하는 것이다. 실제로 즈와네는 멕시코와의 개막전에서 상대 얼굴을 가격해 퇴장당했는데, 처음에는 심판 눈을 속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VAR의 눈까지 피하지는 못했다.

한국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아직 레드카드는 없지만, 경고 누적 관리가 중요해졌다. 1·2차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은 이강인(25·파리 생제르맹), 백승호(29·버밍엄시티), 이기혁(26·강원FC)이 25일 남아공전에서 다시 경고를 받으면 32강전에 출전할 수 없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가 끝나면 경고가 소멸된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경고 2장을 받아 발생한 출장 정지 처분은 그대로 적용된다. 세 선수 모두 남아공전에서 추가 경고를 피하면, 32강전부터는 누적 경고 횟수가 ‘0’으로 리셋돼 부담을 덜고 토너먼트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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