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블루모스크 방문한 교황…”신발 벗고 존중 표시”

교황청 “기도했다” 발표했다가 정정
대규모 미사서 ‘통합의 유대’ 강조해

레오 14세가 29일 이스탄불의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대형 미사를 집전한 뒤 신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스탄불=AP 연합뉴스

레오 14세가 29일 이스탄불의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대형 미사를 집전한 뒤 신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스탄불=AP 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2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있는 이슬람 사원 블루 모스크를 방문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날 파란색 타일로 유명한 블루 모스크를 약 15분간 방문했다.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라는 정식 명칭보다 블루 모스크로 널리 불리는 이 사원은 이스탄불의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교황 즉위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나흘간 튀르키예를 방문 중인 레오 14세는 신발을 벗고 블루 모스크에 입장해 무슬림에 대한 존중을 표시했다. 세계 가톨릭 수장인 그가 무슬림 예배당에서 기도할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레오 14세는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교황청은 레오 14세가 기도했다는 언론 성명을 발표했다가 “성명이 실수로 배포됐다”고 정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레오 14세를 안내한 이맘(이슬람 성직자) 아스긴 툰카는 “교황에게 ‘이곳은 내 집도 아니고 당신의 집도 아니고 알라의 집이다. 원하신다면 여기에서 예배를 보셔도 된다’고 했지만 그는 ‘괜찮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 생각에 그는 모스크를 보고 싶었고 모스크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매우 기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항도 각각 2006년과 2014년 블루 모스크에서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레오 14세는 이날 오후에는 이스탄불의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4,000여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형 미사를 집전했다. 튀르키예에서 가톨릭은 소수 종교에 속하지만 이날 비가 오는 날씨에도 교황을 보기 위한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레오 14세는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에 동서양을 잇는 3개의 다리가 있듯이 가톨릭과 다른 기독교, 다른 신앙이 ‘통합의 유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탄불에서 활동하는 바르톨로메오스 1세 동방정교회 총대주교와 함께 전 세계에서 수많은 유혈 분쟁이 발생한 것을 한탄하며 평화를 추구할 것을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30일에는 다음 순방지인 레바논으로 이동한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ko_KR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