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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알라모 전투

알라모 전투는 거의 200년전 텍사스 주민 186명이 만든 방어용 요새 알라모에서 안토니오 로페스 데 산타 안나 대통령의 멕시코 정예군에 맞서 싸워 신생 미국인의 용맹을 널리 떨친 사건이다. 알라모 요새의 방어는 당시 멕시코의 영토였던 텍사스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벌어진 국경분쟁이나 다름이 없다.

이들 텍사스 주민은 멕시코 정예군 약 1,800명에 맞서 싸우다가 모두 다 전사했다고 한다. 1836년 2월 23일부터 3월 6일까지 멕시코군의 포위 공격 끝에 멕시코군이 결국 알라모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텍사스 국경을 사수하기 위해 전원 희생을 감행한 이들 용감한 미국인들의 이야기는 얼마나 감동스러웠는지 수많은 영화와 전기로도 각색되어 상영됐다.

비록 알라모 전투는 멕시코의 승리로 끝났지만 지금도 미국인들은 알라모 전투를 자유를 위한 항쟁의 상징으로 기념하고 있다. 알라모 전투가 발발한지 10년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과 멕시코의 전쟁(1846-1848)에서 미국 병사들은 “알라모를 기억하라(Remember the Alamo)”라는 말을 서로에게 외치면서 싸웠을 것이다.

끊임없이 이어온 전쟁을 통해 나라를 키워온 미국인들의 가슴 속에는 알라모의 혼이 살아있는 것일까?

당시 텍사스 개척자들은 자신들이 일궈놓은 삶의 터전을 멕시코한테는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그런 역사를 가진 텍사스가 지금 또 다시 역사를 쓰고 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수년간 미국을 고통스럽게 만든 불법 이민자 문제를 두고 강경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 소속의 관세국경보호청의 트로이 밀러 청장 대행은 국경을 넘는 불법이민자 건수가 수만 건을 돌파했다고 전한다.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을 넘어 사상초유의 대량밀입국을 목도하고 있는 텍사스 주 정부는 텍사스주방위군을 동원해 컨테이너 국경 장벽으로 대응했다.

텍사스주는 2021년 3월부터 ‘론스타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중무장한 수천 명의 주 방위군과 공공안전부(DPS) 소속 경비대를 국경에 배치한 것이다.

론스타는 텍사스를 상징하는 단 하나의 큰 별이란 말이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 100만명이 넘는 불법 난민들이 텍사스를 넘어 오는 상황에서 텍사스는 연방정부와 각을 세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멕시코와 알라모 요새를 두고 결사항전했던 정신으로 개별주의 생존과 자치권을 월권하는 연방정부에 강경대응으로 나선 것이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는 여러 개의 대규모 불법 난민촌이 형성될 정도로 이 국경사태는 계획적이고 대규모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텍사스의 자체적인 국경봉쇄를 연방정부에 대한 반란으로 간주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텍사스는 어떻게 나올까.

미 공화당은 벌써부터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대응이 미흡하다는 입장이었다. 공화당이 강세인 남부에서는 텍사스를 지지하고 있다. 150여년전 미 남북전쟁에서 남부 노예주들끼리 연합했던 역사가 기억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이런 와중에 연초 미 대법원의 판결은 바이든 행정부로 하여금 텍사스 주가 설치한 국경의 가시철조망을 제거할 수 있도록 바이든 행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반대 입장인 텍사스주의 법무장관은 텍사스 국경이 뚫리면 미국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인들이 어떤 힘든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버텨야 할 때 외치는 “This is my Alamo!”의 역사적 배경을 모르는 사람들은 텍사스 사람들이 유난떠는 것을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알라모 요새는 텍사스가 멕시코로부터 독립과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일어난 전투의 현장이다. 희생없이 주권이 지켜지는 법은 없다. 미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금 미국의 분위기는 안팎으로 몹시 어지러워 보인다. 알라모 정신의 텍사스는 미국에 득이 될까 독이 될까.

<뉴욕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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