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안 걸리는 트럼프 정치 보복… 검찰 이어 국방부도 동원

美법원의 前 FBI 국장 등 공소 기각에도
불법명령 불복종 촉구 野상원의원 조사

2017년 6월 8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에서의 찍힌 제임스 코미(왼쪽)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사진과 지난해 2월 16일 미 뉴욕에서 촬영된 사진에 담긴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의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6월 8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에서의 찍힌 제임스 코미(왼쪽)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사진과 지난해 2월 16일 미 뉴욕에서 촬영된 사진에 담긴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의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적(政敵)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복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법원이 검찰 기소를 기각했지만 다음엔 국방부가 복수 도구로 동원됐다.

“복수는 끝나지 않는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연방지법 소속 캐머런 맥가윈 커리 판사는 24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에 대한 연방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다. 커리 판사는 기소를 담당한 버지니아 동부 연방지검의 린지 핼리건 임시 검사장이 불법 임명됐고, 따라서 핼리건이 임시 검사장 자격으로 담당한 사건도 기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재집권 뒤 정적을 수사하도록 법무부와 검찰을 압박했다. 코미 전 국장과 제임스 장관이 대표적인 정치 보복 대상이었다. 코미 국장은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 전 트럼프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개입했다는 ‘러시아 게이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첫해인 2017년 5월 해임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그룹이 자산 가치를 부풀려 사기 대출을 받았다며 2022년 민사 소송을 제기한 제임스 장관은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기존 불기소 처분을 뒤집고 취임 당일부터 검사들에게 두 사람에 대한 기소 추진을 지시한 임시 검사장 핼리건은 백악관 특별보좌관 출신 트럼프 충성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임시 검사장으로 임명한 에릭 시버트가 코미 기소 추진을 거부하자 9월 그를 쫓아낸 뒤 핼리건을 기용했다. 법원은 행정부가 임시 검사장을 연속으로 임명할 수 없도록 규정한 현행법을 근거로 핼리건 임명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정치 중립 지켜 온 국방부까지

미국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마크 켈리가 1월 14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피트 헤그세스 당시 국방장관 내정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마크 켈리가 1월 14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피트 헤그세스 당시 국방장관 내정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유력 언론들은 이번 사건 기각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보복 시도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복수전은 멈추지 않고 오히려 확전되는 양상이다.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이날 엑스(X) 계정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인 마크 켈리(애리조나) 예비역 대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군 대령으로 전역하고 우주비행사로 활동하기도 한 켈리 의원은 같은 당 연방 하원의원 5명과 함께 제작한 뒤 18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후배 군인과 정보기관 요원들을 상대로 불법적 명령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반란 행위”라며 발끈했다. AP통신은 “트럼프 집권 2기 전까지 일반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 온 국방부가 현역 의원을 상대로 조사 중이라며 직접 위협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켈리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최종 후보 3명에 포함됐던 인물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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