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체르노빌 사용후핵연료 시설에 드론 공격”

문재연 기자

“극도의 비열한 공격”
IAEA, 조사단 파견 예정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에 옛 소련 시절 미국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세워진 레이더타워가 서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인근의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엑스(X)에서 러시아가 샤헤드 자폭 무인기(드론)으로 공격을 가했다며 “극히 중요한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이자, 극도로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피격된 시설은 40년 전 대규모 폭발 사고로 역대 최악의 원자력 관련 참사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전에서 약 15㎞ 떨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선 수치는 없다면서도 “러시아의 대담함은 이미 오래 전에 한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13개 지역의 민간 인프라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한 주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총 88발의 미사일과 3,250대 이상의 공격용 드론, 약 1,800발의 유도 폭탄을 발사했다”고 썼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우크라이나 당국이 체르노빌 출입 통제구역 내 중앙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통보했다며, 조만간 파견단을 보내 시설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IAEA 파견단은 피격 시설의 정확한 피해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X에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중앙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건물 중 한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설 내 연료 반입 건물의 외벽과 창문, 출입문 등이 크게 파손됐으며, 인근 건물들도 폭발 여파로 피해를 봤다고 그는 전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논평에서 “막대한 양의 핵물질이 보관된 저장소에서 불과 몇m 떨어진 건물이 공격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원자력 시설에 대한 공격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무력 충돌 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자력 안전 및 안보를 위한 7대 필수 원칙 등 핵심적인 원자력 안전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에 즉각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은 지난해 2월에도 체르노빌의 보호용 격납 구조물을 타격했다. 이는 방사성 물질을 격리하기 위해 건설된 시설이다. 러시아는 당시 공격을 부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자리한 유럽 최대 자포리자 원전을 겨냥한 공격의 책임도 서로에게 돌리며 비난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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