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일긴장 속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도… 일본 겨냥 포스터 공개

난징대학살 88주년 추도식 거행
군국주의 부활 강력 경고 메시지
일본 “동왜”라 부르는 등 직접 겨냥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에 위치한 난징 대학살 희생자 기념관에서 13일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난징=AFP 연합뉴스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에 위치한 난징 대학살 희생자 기념관에서 13일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난징=AFP 연합뉴스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행된 난징대학살 88주년을 맞아 대규모 추도식을 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일본을 강하게 비난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공개하는 등 일본에 날을 세웠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장쑤성 난징시 난징대학살 희생동포 기념관 광장에서 국가 추도식이 진행됐다. 오전 10시(현지시간) 난징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리며 시작된 추도식에는 학살 생존자와 지역 학생 등 수천 명이 참석했다.

스타이펑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장은 추도사에서 “오늘 우리는 난징대학살의 무고한 희생자와 일본 침략자들에게 살해당한 모든 동포를 깊이 추모하고,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승리를 위해 목숨 바친 민족 영웅들을 깊이 추모한다”고 말했다. 그는 “1937년 일본 침략군이 난징에서 저지른 잔혹한 대학살은 2차세계대전 중 가장 야만적인 행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스 부장은 군국주의 부활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고를 던졌다. 그는 “역사는 중국이 어떤 세력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립하는 위대한 민족임을 명백히 보여줬다”며 “역사는 군국주의를 부활시키고 전후 국제 질서에 도전하며 세계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증명됐고, 앞으로도 증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적인 메시지는 시 주석이 2014년과 2017년에 발표했던 메시지와 비슷하지만, 최근 중일 갈등을 고려한 듯 경고 수위는 다소 높아졌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스 부장의 추도사는 최근 다른 중국 정부 관리들의 대일 발언에 비해서는 훨씬 덜 호전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계정에 올린 포스터. '대도제'라는 이 포스터는 피 묻은 칼로 일본군 모자를 쓴 해골의 목을 베는 장면을 담고 있다. 위챗 캡처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계정에 올린 포스터. ‘대도제’라는 이 포스터는 피 묻은 칼로 일본군 모자를 쓴 해골의 목을 베는 장면을 담고 있다. 위챗 캡처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크고 피 묻은 칼로 일본군 모자를 쓴 해골의 목을 베는 ‘대도제(大刀祭·큰 칼 제사)’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게시했다. 동부전구는 “88년이 지났지만 영령들의 피는 아직 마르지 않았고 군국주의 유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더럽고 추악한 머리를 단호히 잘라 군국주의의 재등장을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일본을 직접 겨냥했다. 말미에 첨부된 칠언절구 시에서는 일본을 ‘동왜(東倭)’로 표현했는데, 이는 중국에서 일본을 낮춰 부르는 말이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일본군이 당시 국민당 정부의 수도였던 난징에서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살육한 사건이다. 중국은 당시 30만 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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