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라이너 감독 부부 피살에 조롱…”나에 대한 집착 때문”

SNS에 라이너 감독 반(反)트럼프 성향 겨냥해 조롱
“트럼프 발작 증후군(TDS) 앓아 타인의 분노 유발”
공화당도 비판 “가족의 비극…부적절·무례한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 포코노의 마운트에어리 카지노 리조트에서 연설 도중 과거 귀에 총상을 입었던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마운트 포코노=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 포코노의 마운트에어리 카지노 리조트에서 연설 도중 과거 귀에 총상을 입었던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마운트 포코노=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을 비판해 온 유명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의 피살 소식에 조롱 섞인 애도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어젯밤 할리우드에서 매우 슬픈 일이 일어났다. 고통받고 힘들어했지만 한때 매우 재능있는 영화 감독이자 코미디 스타였던 롭 라이너가 그의 아내 미셸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고 썼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발작 증후군(TRUMP DERANGEMENT SYNDROME·TDS)’이라는 마음을 괴롭히는 질병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분노를 일으킨 결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집착으로 많은 사람들을 미치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목표와 기대를 초월하면서 그의 명백한 편집증이 새로운 정점에 이르렀다고 한다”고도 비꼬았다.

“라이너 감독, 트럼프에 대한 집착…명백한 편집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 SNS 트루스소셜에 롭 라이너 감독 부부의 피살과 관련해 남긴 글. 그는 라이너 감독이 "트럼프 발작 증후군(TDS)이라는 병으로 다른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하다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롱하는 내용의 글을 썼다. 게티이미지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 SNS 트루스소셜에 롭 라이너 감독 부부의 피살과 관련해 남긴 글. 그는 라이너 감독이 “트럼프 발작 증후군(TDS)이라는 병으로 다른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하다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롱하는 내용의 글을 썼다. 게티이미지 AFP 연합뉴스

TDS는 반(反)트럼프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 관련 사안에 발작적 수준으로 반응한다면서 이를 비하하는 트럼프 진영의 표현이다. 라이너 감독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진영 인사로 꼽힌다. 그는 지난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이 나라가 완전한 독재 국가가 되고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1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트럼프 대통령)는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게 넘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이너 감독의 이러한 성향을 트럼프 대통령이 피살과 직접 연관지은 것이다.

미 방송 CNBC는 “이것(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한는 증거는 없으며, 경찰은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의원 “정적에 관한 문제 아냐” 트럼프 비판

올해 9월 미 캘리포니아 LA의 영화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롭 라이너 감독. LA=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9월 미 캘리포니아 LA의 영화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롭 라이너 감독. LA=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의 글에 공화당에서도 비판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토마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켄터키)은 “라이너에 어떤 감정을 가졌든,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람에 대한 이런 부적절하고 무례한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갈라선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도 “이것은 정적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비극”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수사 당국에 따르면 라이너 감독과 아내 미셸 라이너는 14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살인 혐의를 받는 용의자인 아들 닉 라이너는 LA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라이너 감독은 ‘스탠 바이 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어 퓨 굿 맨’ 등 1980~1990년대를 풍미한 영화를 다수 남겼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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